극우 교과서 편찬 새역모, 왕따당해

출간사로부터 결별 통보
내분과 저조한 채택률로 고립

왜곡된 일본 역사교과서를 편찬해 채택운동을 펴온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교과서를 발행한 ‘후지산케이그룹’의 후소사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은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후소사 쪽은 2월26일자 답변서와 지난달 26일 새역모 회장단 면담을 통해 새역모 대신 ‘교과서 개선의 모임’(교개모)과 손잡고 2010년도 공급분 역사·공민교과서의 편찬과 채택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교개모는 총리실 산하 교육재생기구 참가자들이 중심이 된 모임이다. 후소사는 이를 위해 교과서 발행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새로운 우파 교과서 편찬·채택 운동에 적극 나설 뜻임을 밝혔다.

새역모는 지난 10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후소사에 재고를 요청하기로 하고 그 동안의 경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히 밝혔다. 후소사는 결별 배경에 대해 “지난해 9월 이후 새역모 회장 등 유력 멤버 일부가 새역모를 탈퇴해 일본교육재생기구를 설립하는 등 분열 상황을 보이고, 또 (새역모 집행부가) 재생기구의 협력을 분명하게 거부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지난번과 같은 폭넓은 추천을 받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후소사의 방향전환은, 지난해 새역모 교과서가 강력한 반대운동에 부닥쳐 채택률이 1%에도 못 미치고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후소사는 아베 신조 정권의 교육정책을 추진 중인 교육재생기구를 활용해 채택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야마구치 다케시 류큐대학 교수(사회교육)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후소사가 일반인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교과서의 내용을 조금 순화해 새롭게 포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