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환자 급증…와세다대등 7~8곳 수강 못해
최근 일본에서 통상 젖먹이들이 잘 걸리는 홍역이 도쿄 등 수도권 대학가를 중심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도쿄 와세다대는 21일 학생 30명이 홍역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부터 29일까지 휴강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와세다 재학생 대부분이 수강을 못하는 것은 물론 도서관과 동아리방 등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중순 이후 홍역으로 휴교한 대학은 니혼대·주오대·조지대 등 7~8개로 늘어 15만명의 학생들이 영향을 입었다고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도쿄대, 게이오대, 메이지대 등에서도 홍역 감염사실이 확인됐다. 18일까지 도쿄의 초·중·고교 104곳에서도 홍역이 발생해 279명이 감염됐고, 9개교가 휴교에 들어갔다. 도쿄 인근 지바, 사이타마, 가나가와현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국립감염증연구소 감염정보센터는 10~20대 홍역 환자가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 예방접종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연구소는 1980년대 후반 홍역 등의 예방접종에서 부작용이 발생한 이후 1994년 홍역이 의무접종에서 배제된 것이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던 10·20대가 이번에 홍역에 걸려 감염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접종을 했더라도 10~15%는 면역력이 생기지 않거나 약해진다는 것도 한가지 이유다. 10·20대 홍역환자는 어린아이와 달리 다소 몸이 좋지 않아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때문에 훨씬 전염이 잘 된다는 점도 일본 대학가가 홍역을 앓는 또 다른 배경으로 지적된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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