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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후쿠다 총리, 미 요구에 ‘선 긋기’

등록 2007-11-15 01:00

“자위대 국외 파병은 제한적”
미-일 관계 변화 예상
취임 뒤 첫 해외 방문지로 미국을 택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미국과의 ‘적절한 거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역사상 가장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받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나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세력과 코드가 일치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는 상당히 다른 태도여서 미-일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후쿠다 총리는 미-일 동맹의 특별한 중요성을 확인하면서도,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안전보장 활동은 부시 행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폭넓은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후쿠다 총리는 방미에 앞서 한 이 신문 인터뷰에서 “일-미 동맹은 일본 외교정책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가치있는 요소라는 점은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일본인이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쿠다 총리는 국제평화유지 활동에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한 로버츠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는 일본의 국제적 활동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지 못했다. 자위대의 국제활동은 헌법상 제한돼 있다”며 자위대 해외활동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지난주 후쿠다 총리의 방미에 앞서 사전조정 차원에서 도쿄를 방문한 게이츠 장관은 일본은 부와 군사력에 걸맞는 국제안보활동을 떠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후쿠다 총리의 이런 발언은 ‘세계속의 일-미 동맹’을 주창하며 육상자위대를 이라크에 파견해 위헌 논란까지 빚었던 고이즈미 전 총리와는 대조적이다.

후쿠다 총리는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지원 활동이 야당의 반대로 연장되지 못하고 중단된 점에는 유감을 나타냈다. 또 북핵 문제과 관련한 미국의 대북 대화 노선에 대해 “미국의 대북 거래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북핵의 존재는 일본에 더 큰 위협이기 때문에 무관심할 수 없으며,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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