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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메구미 딜레마’ 빠진 후쿠다 첫 방미

등록 2007-11-18 21:39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특파원리포트
일, 북핵-납치자 연계 요구
부시 ‘6자회담 성과’ 강조
미일동맹 ‘동상이몽’ 확인

취임 뒤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했던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16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번 미일정상회담은 북핵과 납치자 문제가 미일동맹관계에 갈수록 큰 숙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후쿠다 총리로선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이 싱가포르 동아시아정상회의 전에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한 미일간 이견 조정이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납치 문제를 잊지 않겠다” “일본 정부의 입장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대답 이상을 내놓지 않았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도 않았다. 일본 관리는 이번 회담이 “부시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쌓는 실무방문”이라며 애써 축소했다. 미국 관리들도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대접은 지난주 잇달아 미국을 방문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과 크게 대비된다.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첫머리에서 “평화와 안보의 초석이자 사활적 동맹”이라는 의례적 표현으로 미일동맹을 평가했지만, 강조점은 북핵 6자회담의 성과에 두었다. 6자회담에 대한 일본의 참여에 거듭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6자회담이 여전히 어려운 일들이 남아있지만, 적절한 진전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납치 문제에 대해서 “일본인에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알고 있고, 우리는 일본인 납치자와 그 가족들을 잊지 않겠다”면서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어머니를 만난 일이 재임기간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는 말을 덧붙이긴 했다. 그러나 일본이 납치자 문제와 연계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난 후쿠다 총리는 준비된 원고를 읽어내려가면서 착잡한 표정이 역력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연말까지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에 대한 북한의 성실한 이행에 병행해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조처를 취해 나가겠다는 결정이 내려졌음을 보여준 것이다. 납치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북핵 문제와 연계하기 보다는 북일간의 타협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입장이다.

후쿠다 총리는 전임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방미를 통해 정신대 관련 하원결의안 통과를 막으려다 실패한 똑같은 전철을 밟은 꼴이 됐다. 후쿠다에겐 납치문제에 올인했던 아베가 저질러 놓은 일본 외교의 업보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일본 제외”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고, 북일을 제외한 4개 당사국은 일본 차례인 12월 중유 5만t 선적의 다른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납치 문제의 해결은 일본 식민지 지배의 과거 청산과 납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관계정상화에 나선다는 2002년 평양선언에서 출발해야 한다. 북한도 일본의 의심을 줄여나가는 성의를 보이고 요도호 납치범 송환 등으로 일본내 반북여론을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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