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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박사 난민’ 사회문제로 편의점·술집 ‘박사 알바’ 수두룩

등록 2007-12-04 19:47수정 2007-12-04 22:12

<고학력 워킹푸어-‘프리터 생산공장’으로서의 대학원>(저자 미즈키 쇼도)
<고학력 워킹푸어-‘프리터 생산공장’으로서의 대학원>(저자 미즈키 쇼도)
일본에서 ‘박사 난민’이 넘쳐나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대학원에서 어렵게 공부해 박사학위를 따고도 일정한 직장을 잡지 못하고 시간강사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이른바 ‘프리터 박사’가 전국적으로 1만2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10월20일 출판된 <고학력 워킹푸어-‘프리터 생산공장’으로서의 대학원>(저자 미즈키 쇼도)은 발매 두 달도 못돼 5만5천부의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박사 난민의 실태를 드러내는 기폭제가 됐다.

2004년 규슈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리츠메이칸대학 연구원 겸 시간강사’인 저자 미즈키(40)도 1년 계약이 끝나는 내년 봄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신분이다. 그는 <도쿄신문>과 인터뷰에서 “독신이어서 겨우 먹고 살수 있는 정도이다”며 “그나마 시간강사라는 직업이 있으니까 상당히 나은 편이다”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고학력 실업 담은 책 불티
임시직 전전 1만2천여명
‘대학원 강화’에서 비롯

그가 알고 있는 한 여성 박사(33)는 대학 시간강사 외에도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면 월 15만엔을 벌어 생활비로 충당하고 있다. 선술집 알바나 학원강사를 겹치기로 뛰면서 ‘파친코 프로’가 된 박사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박사과정 수료자는 과거 최다인 1만5966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사망·소재불명자’가 9.2%인 1471명에 이른다는 놀라운 통계결과도 있다. 미즈키는 “우수했던 여성 친구는 어느날 갑자기 연구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 지 담당교수도 알지 못한다. 그런 사람을 몇 명이나 알고 있다. 심신에 어딘가 병이 든 사람이 많다. 집안에 틀어박힌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박사 1인당을 키우는 데 1억~1억5천만엔의 비싼 국비가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본인이나 국가나 막대한 손실이다.


박사난민 양산에는 무계획적인 대학원 중점화 정책이 있다는 지적이다. 1991년 당시 문부성이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연구의 진척’으로서 대학원 강화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도쿄대를 비롯해 많은 대학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지 않은 학생이나 미취업으로 고민하는 학생에게 앞다투어 적극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권했다.

1985년 약 7만명이었던 대학원생이 단 20년여만에 두 배가 넘는 16만명으로 부풀어 올랐다. 일본 대학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대학진학자 감소를 대학원 진학 증가로 만회한 셈이다. 문부과학성은 넘쳐나는 박사 대책으로 박사학위 취득 이후 대학 등 연구기관에 3~5년간 적을 두고 장려금 등을 받는 ‘포스트 닥터’를 실시하고 있으나 이도 올해 1만5천명이 넘을 정도로 포화상태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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