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민주당 지도부 잇단 촉구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수뇌부가 최근 재일한국·조선인 등 영주권자의 지방참정권 보장을 적극 촉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21일 국회 대표질문에서 한국이 2005년 외국인 영주권자의 지방참정권을 인정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에 선수를 빼앗겼다”며, 관련 법 제정에 소극적인 정부여당을 질타했다. 앞서 오자와 이치로 당 대표는 18일 이명박 당선인의 특사로 일본을 방문한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방참정권 문제에 대해 “빨리 당내 의견을 정리해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지방참정권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정당은 연립여당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1998년 이후 5차례나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자민당 보수파의 반발에 부닥쳐 법안 통과가 번번히 좌절됐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지방참정권 부여에 찬성하는 사람이 60~70%에 이른다”며 “그런데도 자민당 보수파 의원들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총련) 동포의 발언권 향상과 재일동포의 결집을 우려해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일각에서는 민주당 수뇌부의 영주권자 지방참정권 부여 지지 발언은 자민·공명당 연정의 틈을 넓히려는 정략적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에 대해 오자와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이전부터 줄곧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예전의 지지자들로부터 ‘이상하다’라는 항의도 받았지만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봐도 결론은 변함이 없다”며 소신 발언임을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은 2000년 공명당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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