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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문화재 대하는 ‘마음’이 최우선

등록 2008-02-17 21:59

도쿄/김도형 특파원
도쿄/김도형 특파원
특파원리포트
보존·수리 민관협력 유기적
문화의식 갖춰야 방재 효력

일본의 고도인 교토와 나라에는 긴가쿠지와 호류지 등 수백년에서 길게는 천년 이상된 목조건축물이 잘 보존돼 있다. 외침 등 전란의 피해가 적어 원형보존된 문화재가 많이 남아 있다는 역사적 배경도 있지만, 문화유적의 유지·보수에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는 문화도 작용한 것 같다.

일본의 문화재 유지·복원 작업을 들여다보면 민과 관, 그리고 문화재 관리자와 이용자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의 문화청은 ‘수리현장에서 문화력’이란 표어 아래 대대적인 각종 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올해 문화재 보존수리 예산은 78억5500만엔으로 지난해보다 12% 늘었다. 문화청 전체 예산증가율이 0.1%임을 감안하면 큰 신장률이다.

이런 국고보조를 바탕으로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전국 200여곳이다. 도쇼다이지의 ‘곤도(금당)’ 보수공사(사진)가 대표적이다. 서기 759년 당나라 고승 감진이 건너와 세웠다는 이 고찰의 핵심건축물인 ‘곤도’ 보수공사는 사전 조사 2년을 포함해 10년이 걸리는 대역사다. 1998년 도쇼다이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을 계기로 벌인 조사에서 기둥이 기울어진 것이 발견돼 보수공사가 시작됐다.

도쇼다이지의 이시다 집사는 15일 <한겨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체 50억엔의 사업비 가운데 정부와 나라시가 80%를 지원하고 나머지를 사찰이 부담하는데, 일반인들의 시주를 받아 수리자금은 거의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현의 문화재보존사무소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100년이 넘는 나라의 문화재보존사무소는 오랜 문화재 보존기술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사전조사로 문화재의 원형 유지에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재보존사무소는 현재 도쇼다이지와 호류지 등 5곳의 문화유적지에 출장소를 설치해 사전조사작업부터 현장감독에 이르기까지 보수작업의 현장을 총지휘한다. 방송도 문화재보수에 큰 몫을 한다. 민영 <티비에스>는 2000년 창립50주년 사업으로 ‘도쇼다이지 2010년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보수공사 과정을 연간 1편 이상 방송하고 있다.

일본의 문화재 보존 효과는 자국의 울타리를 넘어선다. 관광 비성수기인 2월에도 주요 사찰 등은 한국과 중국의 단체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도 이번 봄 방일 때 두 나라의 역사적 고리의 하나인 도쇼다이지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숭례문의 소실은 일본 문화재 관계자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을 준 모양이다. 이시다 집사는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새삼 방재의식을 가다듬게 됐다”고 말했다. 구보다 히로시 나라시소방본부 문화재방재관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방재설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문화재를 대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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