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300m 근접물체·FRP선체 탐지 불가능”
탄도미사일 방어용 첨단 레이더를 장착한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이 소형 어선 탐지에 실패해 체면을 구긴 이유는 뭘까?
애초 방위성은 사고를 낸 해상자위대 아다고호는 충돌 2분 전에야 어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가 20일 밤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12분 전에 발견했다고 발견시각을 정정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아다고호의 감시병이 19일 새벽 3시55분께 어선의 녹색 불빛을 발견했으나 충돌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별다른 긴급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니혼텔레비전>이 보도했다.
육안으로 어선을 좀 더 빨리 발견했더라도, 레이더는 선체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충돌당한 세이도쿠마루와 같이 선체가 금속이 아니라 강화플라스틱(FRP)으로 된 배는 레이더의 전파를 제대로 반사하지 않아 포착하기 어렵다”며 레이더 자체에 치명적 사각지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대상물이 300m 이내로 근접하게 되면 구조적으로 선체 포착이 어려운 문제점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다고호는 당시 특별한 작전을 수행하는 상황이 아니어서 수상 레이더만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탐지거리가 100㎞ 이상이며 어느 각도의 탄도미사일도 식별·추적한다는 첨단 대공레이더(SPY-1D)는 가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고가 발생 2시간 만에 총리에게 늑장 보고된 점을 지적하며, 문민통제와 위기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렸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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