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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경제대국 일본서 ‘반빈곤 집회’

등록 2008-03-30 19:14

29일 열린 ‘반빈곤 축제’에서 요코하마의 한 극단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29일 열린 ‘반빈곤 축제’에서 요코하마의 한 극단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특파원리포트
“빈부격차 심화에도 정부 무관심”
90개단체 연대 1600여명 참여
공산당·마르크스 서적도 주목

29일 벚꽃이 활짝 핀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빈곤’을 주제로 한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반빈곤 축제 2008-빈곤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지난해 10월 결성된 시민·사회 연합단체인 반빈곤네트워크가 주최한 것이다. 심포지엄, 빈곤자 즉석 상담, 노숙자 무료 급식제공, 영화·뮤지컬·노래공연, 장터한마당 등이 펼쳐졌다. 90개 단체가 동참했고, 시민과 활동가 1600여명이 참가했다. 일본에서 이런 대규모의 빈곤 추방 집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연수입이 2백만엔(약 2천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빈곤층이 1천만명을 넘어서고, 생활보호대상자에도 포함되지 못한 채 굶어죽는 사람이 생겨나는 ‘경제대국’ 일본의 또다른 현실이 반빈곤 연대를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아사 마코토 반빈곤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일본에서 빈곤의 문제가 심각하게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일정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노동단체 ‘렌고’의 다카기 쓰요시 회장은 렌고가 격차(양극화) 확대를 못본 체했다는 비판을 의식한듯 “빈곤 문제의 근본에는 비정규직의 증가가 있다. 격차 해결에 진지하게 힘써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대표는 이날 늦게까지 행사장에 남아 빈곤 퇴치에 사민당이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 애썼다.

최근 일본에서 공산당과 마르크스가 주목받는 것은, 빈곤이라는 화두가 낳은 또다른 풍경이다. 지난달 중의원에서 파견사원 문제를 통렬히 비판한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의 대정부 연설 동영상이 큰 반향을 불러왔다. 유튜브에 오른 이 동영상의 조회건수는 지금까지 12만건을 넘어섰다. <주간 아사히> 최근호는 장문의 시이 위원장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며 “19세기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공산당선언>에서 ‘유럽에서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고 썼지만, 지금은 국제적인 투기자본에 이끌린 ‘초자본주의라는 괴물’이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도쿄/김도형 특파원
요즘 일본 서점가에선 <마르크스를 ‘활용’한다!> <마르크스의 망령들> <마르크스의 자본론> <마르크스를 다시 읽는다> <마르크스라면 이렇게 생각한다> 등 마르크스 관련 서적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전직 외교관인 사토 마사루가 쓴 <나의 마르크스> <국가와 신과 마르크스>는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사토는 최근 시사잡지 <아에라>와 한 인터뷰에서 일본을 비롯해 각국에서 마르크스가 재평가되고 있는 까닭을 이렇게 분석했다. “공산권 붕괴 이후 신자유주의, 시장원리주의 등 현대 자본주의의 모순이 분출하고 있다. 마르크스에는 이런 모순을 밝히고 처방하는 힘이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이대로 계속되면 격차사회라는 어중간한 상태가 아니라, 지옥 같은 빈곤사회가 출현할 것이다.”


글·사진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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