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합격생엔 상환 면제 검토
도쿄도가 올 가을부터 일본에서 처음으로 도내 저소득 가정 수험생들에게 학원비와 입시전형료를 무이자로 대출해주겠다고 16일 밝혔다. 도쿄도는 또 고교와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들에게는 대출자금의 변제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
도쿄도의 지원계획을 보면, 중3·고3 수험생이 있는 소득세 연간 60만원 이하(3인 가구 기준 연수입 320만엔 이하)의 저소득층이 대상이며, 무이자 대출의 한도는 중3 연 15만엔, 고3 연 20만엔이다.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내는 입시전형료 대출 지원은 학교당 3만5천엔이다. 대상 인원은 연간 5500명으로 추산된다.
도쿄도의 이런 지원책은 풍부한 재원을 활용해 저소득층 수험생들의 학력을 키우고 소득에 따른 학력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도쿄도는 2005년부터 생활보호가정의 중학생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시·구청을 통해 학원비 보조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전국학력고사(일제고사)의 중3 수학기초문제 채점 결과, 학원에 다닌 학생의 정답률이 82%로,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68%)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방침이 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다른 지자체와의 학력 격차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또 학원비 지원이 아니라 공교육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육평론가 오기 나오키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이번 조처는 교육격차의 대증요법으로는 일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교육행정의 원칙은 공교육 전체의 기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학급 정원 감축 등 도쿄도의 과제는 그 밖에도 많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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