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화려한 휴가’에 감동받은 일본인들

등록 2008-05-11 20:11

김도형 특파원
김도형 특파원
도쿄 개봉 뒤 호평 잇따라…흥행여부는 미지수
특파원 리포트 /

10일 오후 1시 일본 도쿄 신주쿠 복합영화관 ‘신주쿠 가든시네마’. 한국영화 <광주 5·18>(원제 <화려한 휴가>)의 일본 개봉 첫날 첫회를 막 보고 나온 60대 부부 니시무라 마사아키와 니시무라 사치코 부부의 표정에는 영화의 잔상이 묻어났다. 지난해 7월 한국에서 개봉돼 수많은 한국 국민의 마음을 울린(관객동원 740만명, 역대 한국영화 흥행성적 8위) 이 영화가 일본인들에게는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까?

마사아키는 “무엇보다도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위해 군사정권과 맞서 싸운 민중의 힘을 느꼈다. 그것은 일본에는 없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부인 사치코는 “당시 폭동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모두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일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화려한 휴가>를 책으로 읽었는데 책의 내용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89년 이후 남편과 함께 여러차례 한국을 방문해 광주를 들러 당시 상황을 몸소 느끼고, 종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수요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전쟁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 지키기 운동에 참가하고 있다는 마사아키는 “욘사마 팬들인 아줌마들도 이 영화를 많이 보길 바란다. 영화를 보게 되면 한국의 현대사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니시무라 부부처럼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있는 일본 쪽 인사들 사이에서는 영화관람 약속을 잡는 등 조용히 <광주 5·18> 보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도쿄신문>과 <아사히신문>은 각각 9·10일 문화면 머리기사로 크게 보도하는 등 일본 언론들도 비교적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지난 4월22일 국회의원 시사회에 참석한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은 “대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국민성에 굉장히 감명받았다. 당시의 광주사건을 오해하는 사람은 물론 젊어서 알지 못한 사람들도 보기를 바란다”고 영화보기를 권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1천만 이상의 관객을 기록했던 영화 <괴물>이 일본 평단의 높은 평가와 달리 관객들로부터는 외면을 당했던 것처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상영관 ‘가든시네마’의 지배인 이시다 다카후미는 “첫날 첫회 300석 객석 중 절반이 찼다. 그 중 절반은 이준기 팬인 아줌마들이다”라고 말했다. 민중들이 권력에 맞서 총을 드는 대목들이 일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데다 영화가 충분한 설명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일반 관객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도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안전 지대였는데…” 이스라엘군 공습 후 불길 속에서 숨져간 19살 가자 청년 1.

“안전 지대였는데…” 이스라엘군 공습 후 불길 속에서 숨져간 19살 가자 청년

중국 MZ는 38만원짜리 ‘맥도날드 웨딩’…햄버거·콜라로 식사 2.

중국 MZ는 38만원짜리 ‘맥도날드 웨딩’…햄버거·콜라로 식사

순교자인가 겁쟁이인가…숨진 신와르를 바라보는 두 시선 3.

순교자인가 겁쟁이인가…숨진 신와르를 바라보는 두 시선

NYT “개식용하던 한국…강아지를 손자로 받아들였다” 4.

NYT “개식용하던 한국…강아지를 손자로 받아들였다”

[영상] 절규하는 젊음...우크라 강제 징집에 몸부림 치는 청년들 5.

[영상] 절규하는 젊음...우크라 강제 징집에 몸부림 치는 청년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