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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효고현 열차사고 참사

등록 2005-04-25 18:32수정 2005-04-25 18:32

 25일 오전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에서 7량짜리 쾌속전철이 탈선해 아파트를 들이받으면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현장. 이날 사고는 오후 5시 현재 사망자 수가 50명을 넘어서면서 43년 만에 최악의 철도사고로 기록됐다.  연합
25일 오전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에서 7량짜리 쾌속전철이 탈선해 아파트를 들이받으면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현장. 이날 사고는 오후 5시 현재 사망자 수가 50명을 넘어서면서 43년 만에 최악의 철도사고로 기록됐다. 연합


과속 탈선…아파트와 ‘쾅’

25일 오전 9시20분께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 제이알 쾌속전철이 탈선해 50여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는 후쿠치야마선 아마가사키~쓰카구치 구간의 건널목 부근에서 7량 가운데 5량이 탈선했으며, 앞의 2량은 철로에서 6m 떨어진 9층 아파트를 들이받고 크게 부서졌다. 사고 발생 시간이 출근·통학 시간대라 사고 열차에는 거의 만원인 580명이 탑승해 인명피해가 컸으며, 열차 안에 갇혀 있는 사람도 많아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사고는 열차 정면충돌로 42명이 숨진 1991년 시가현 시가라키 고원철도 사고를 웃도는 것이며, 161명이 사망한 62년 도쿄시내 미카와시마 사고 이후 43년 만에 최악의 철도사고로 기록됐다.

▲ 25일 일본 아마가사키시에서 열차가 탈선·전복해 50여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친 사고 현장에서 구조요원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아마가사키/AP 연합 \
경찰은 이 열차가 건널목을 100m 앞둔 곡선 구간에서 탈선한 점에 비춰 시속 70㎞인 제한속도를 초과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열차가 제한속도를 초과하면 자동적으로 제동장치가 작동하도록 돼 있으나, 자동속도 제어기가 가장 오래된 구형이어서 제동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알 니시니혼은 이론적으로 곡선 구간에선 주행속도가 133㎞ 이상이 돼야 탈선한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열차는 바로 전 역에서 정차 위치를 8m 정도 지나쳐 정차 위치를 바로잡느라 예정시간보다 1분30초 늦게 출발해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과속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사고 열차가 충격에 약한 스테인리스제 차량이라는 점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열차는 강철제보다 가벼운 스테인리스로 제작돼, 아파트와 차량들은 원래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졌다.

또 23살인 이 열차 운전수는 운전 경력이 11개월에 지나지 않으며, 지난해 정차역을 100m나 지나치는 바람에 경고와 함께 13일 동안의 재교육을 받는 등 운전솜씨가 매우 미숙한 것으로 드러났다.

열차 세 번째 칸에 탔던 60대 남성 승객은 “열차가 평소보다 빠르다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차체가 선로 서쪽으로 기울었다”며 “비명 소리가 들리는 순간 뒤쪽에 있던 승객이 차 한가운데로 날아왔다”고 사고 당시를 전했다. 네 번째 칸에 탔던 45살의 여성 승객은 “열차가 정차해야 하는 역을 통과해 급정차하더니 ‘역을 지나쳐 죄송합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 뒤 후진해 정차 위치를 바로잡아 승객들이 승·하차한 뒤 출발했다”며 “늦은 시간을 벌충하려는지 바깥 풍경이 ‘휙휙’ 바뀔 정도로 속도를 올려 ‘무섭다’고 생각하는 순간 탈선 충격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아파트 6층에 사는 한 여성(26)은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쿵’하는 소리가 나면서 옆으로 크게 흔들려 지진인 줄 알고 뛰어 일어났다”며 “한신 대지진 때보다 진동이 더 컸다”고 말했다. 아파트와 충돌한 열차는 아파트 1층에 있는 주차장을 덮쳐 주차해 있던 자동차와 자전거 여러 대를 파손했다.

일본 총리실과 국토교통성은 각각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열차 안에 갇힌 승객 구조 작업을 지휘했다. 효고현도 사고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육상자위대에 인명구조를 위한 긴급 출동을 요청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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