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
이나다 등 우파 요청에 화답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이 에이(A)급 전범을 합사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일왕도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아소 간사장은 자민당 내 대표적인 강경우파 의원인 이나다 도모미 의원이 야스쿠니 참배를 요청하는 정책제언을 한 데 대해 “외할아버지인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와 주권회복의 날인 지난 4월28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며 “천황 폐하도 참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2006년 1월28일 외상 신분으로 공명당 의원모임에서도 “영령은 천황 폐하 아래서 만세라고 했지, 총리 만세라고 한 것은 제로이다. 천황 폐하가 참배하는 게 제일 좋다”고 일왕 참배론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여론의 비판을 받자 “지금 상황에서 천황 폐하에게 참배해 주십사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났다.
아소 간사장은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문제 해결방안으로 ‘비종교법인화’를 주장하며 자신은 직접 참배를 하지 않았다. 그의 이번 발언은 자신이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신사를 일왕이 참배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자민당 총재선거 경선에 출마한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도 일왕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출마자인 고이케 유리코 전 방위상은 고이즈미 총리 시절 두 번이나 참배를 한 바 있어 당선될 경우 참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힌다.
전쟁범죄에 직접 책임 있는 히로히토 일왕(1901~1989)은 종전 이후 여덟 차례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으나 에이급 전범 합사가 뒤늦게 언론에 보도된 뒤에는 발길을 끊었다. 2006~2007년에는 ‘히로히토 일왕이 합사를 못마땅히 여겼다’는 전 궁내청 장관 도미타 도모히코와 시종 우라베 료고의 일기가 잇따라 공개되기도 했다.
일본 우파들은 일왕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실현을 중요한 활동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아소 간사장 등은 “천황이 에이급 전범의 합사 때문에 참배를 중단했기 때문에 이들의 분사가 불가피하다”며 선환경정비론을 주장해 왔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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