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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묻지마 방화’ 타깃된 일본 DVD방

등록 2008-10-02 21:25

숙박시설로 인기…40대 남성 불질러·15명 사망
방화로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본판 쪽방인 ‘디브이디(DVD)방’의 존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로 성인물을 보는 2평 안팎의 디브이디방은 하룻밤 2천엔 이하의 싼 가격에다 간이침구와 샤워시설까지 갖춰, 워킹푸어(아무리 일해도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계층)의 숙박시설로도 애용되고 있다.

46살 무직남성 오가와 가즈히로는 지난 1일 자정 무렵 “사는 게 싫다. 빨리 죽고 싶다”며 일본 오사카시 나니와구의 디브이디방에 불을 질러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를 일으켰다. 그는 가전 관련기업에서 정리해고된 뒤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사채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가운데는 이곳을 숙소로 삼아 재기를 꿈꾸던 50대 전 기업체 사장도 포함됐다. 그는 기업체 경영에 실패한 뒤 2년 전부터 사회복지사를 꿈꾸며 디브이디방에서 잠자리를 해결해왔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디브이디방은 비지니스 호텔의 3분의1, 캡슐호텔의 절반 정도로 값이 싸다. 7~8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디브이디방은 도쿄 70여개, 오사카·삿포로에 각 50개, 고베 10개 등 전국에 300개 이상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차를 놓친 30~40대 샐러리맨이 주고객이지만, 거리로 나앉은 날품팔이 노동자도 흔하다. ‘인터넷카페’보다 숙박공간이 넓고 쾌적해 주로 워킹푸어들인 ‘인터넷카페 난민’들이 옮겨오고 있기도 하다. 지난 1년간 막노동을 해온 한 남성(30)은 “완전한 밀실이기 때문에 천정이 뚫려 있는 인터넷카페보다 피로를 풀기가 더 좋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경쟁상대는 호텔’ ‘고급호텔같은 시설’ 등 선전문구를 내걸고 하룻밤 안식처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러나 미로 같은 공간에 소화기와 배연설비를 갖추지 못해,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돼 왔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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