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미·유럽과 함께 동시불황 들어가
금융위기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일본 경제도 경기후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내각부가 17일 발표한 2008년도 7~9월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보면, 물가 변동을 제외한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0.1% 감소(연율 환산 0.4%)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생산이 2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정보통신(IT) 거품 붕괴 직후 경기후퇴에 진입한 2001년 4~6월부터 10~12월까지 3기 연속된 이래 7년 만이다.
물가동향을 반영한 명목 국내총생산도 0.5% 감소(연율 환산 2.1% 감소)해 2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질·명목 국내총생산이 모두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2008년도 국내총생산에 대해 실질 1.3% 성장, 명목 0.3% 성장의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경기후퇴에 빠졌다.
미국이 올해 7~9월 연율 0.3% 감소, 유로권도 연율 0.8%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일본까지 경기후퇴에 합류함으로써 세계 3대 경제권의 동시 불황 진입이 거의 확실시된다.
금융위기와 급격한 엔강세, 주가 폭락 등으로 10월 이후 기업과 가계의 심리가 냉각된 점을 고려하면 일본 경제의 10~12월 마이너스 성장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는 후퇴국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경기상황이 더욱 어렵게 될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7~9월 수출은 0.7% 늘어나 2분기 만에 성장세로 전환했으나, 수입이 1.9%로 수출을 웃돌아 국내총생산의 전체 성장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 일본 경제성장의 견인차 노릇을 해 온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내수 부진으로 2009년도 일본내 판매가 150만대 이하로 떨어져 1981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1~10월의 국내 판매 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떨어진 127만대에 머물렀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발표한 제2차 경기부양책 실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실질 예산투입 5조엔 규모)을 마무리하는 등 경기 부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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