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사진)
“의사들 상식결여” “우정국 주식 안팔아” 연이은 실언
자민당 내부서도 반발
아소 다로(사진) 일본 총리가 최근 자신이 쏟아낸 실언 때문에 자민당 내부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는 등 취임 2개월여 만에 권력누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소 총리의 ‘실언 시리즈’는 한자어 오독 남발과 같이 애교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자민당 정권의 근간과 관련됐다는 데서 여당 간부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거의 모든 신문이 21일 지적하고 나섰다.
아소 총리가 아직 상장 예정이 안 잡힌 우정민영화와 관련된 주식들을 매각 동결해야 한다고 발언하자, 나카카와 히데나오 전 간사장은 20일 “정정할 것은 정정하길 바란다. 우정민영화의 주식은 내년 매각 예정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아소 총리는 일본 우정공사의 상장계획은 2010년도라는 점을 뒤늦게 알고 20일 저녁엔 “주가가 낮을 때는 매각하지 않는다는 일반론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더 심각한 파문을 부른 것은 도로를 둘러싼 발언이다. 그는 19일 사용처가 도로 정비 등에 제한된 도로특정재원이 내년부터 폐지돼 일반재원화하는 문제와 관련해 “지방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교부세로서 1조엔을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족’ 의원들이 “그렇게 되면 현행 1조3천억엔 규모의 도로특정재원보다 지방의 도로재원은 훨씬 부족하게 된다”며 “총리 따윈 관계없다”고 격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교부세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한발 물러섰다가 이날 밤 “교부세가 답”이라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아소 총리는 또 지난 19일 “상식이 결여된 사람이 의사가 많다”고 했다가 의사협회에 사과하는 소동을 빚었다. 공동여당인 공명당의 기타가와 가즈오 간사장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지난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소 총리를 지지했던 인사들조차도 “아소 정권은 연말까지 지탱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 “정권 말기다”며 비통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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