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우려 “비례대표 지원 여력 없어”
아소 다로 일본 총리의 인기가 급락하면서 자민당의 총선 패배 가능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결속도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가 마코토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15일 밤 당 선거대책위원과의 회식자리에서 “다른 당의 비례대표에게 투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민당 후보가 선거에서 공명당 조직으로부터 소선거구에서 지원을 받는 대신 비례대표 투표는 공명당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호소하는 선거전략을 수정할 뜻을 시사한 것이다.
자민당 안에서는 고가 위원장의 발언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선거구는 (공명당과) 후보의 경합을 피해 협력하지만 비례대표에서는 공명당을 지원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소 내각의 인기 폭락으로 자민당의 선거대책이 그만큼 화급해진 것이다. 또한 공명당이 1인당 1만2천~2만엔을 나눠주는 정액급부금 등 무리한 정책을 강요한 것도 자민당의 불만이 높아진 요인이다.
이날 고가 위원장이 참석한 선거대책위원 회식 자리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70% 가량 반대하는 정액급부금 제도에 대해 “중단하는 게 어떠냐” “지지자들로부터 ‘공명당과 손을 떼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등 목소리가 분출했다. 공명당은 공식적으로 불만 표시를 삼가했으나, 모 조직인 창가학회에서는 “고가의 발언은 자민당을 지원하는 열의를 식힐지도 모른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아소 총리는 고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진의를 알 수 없다. 공명당과 연대해서 연립여당으로서 선거에 임하고 싶다”고 사태 진화를 꾀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