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1천명 이상 가입…젊은층 당원 크게 늘어
일본 공산당에게 지난 2008년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해로 기록될 만하다. 마구잡이식 파견노동자 해고 등 가혹한 현실 속에서 젊은이들이 정치의식에 눈을 뜨면서, 유독 일본 공산당만 입당자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당세가 부쩍 신장됐다.
일본 공산당의 통계를 보면 2007년 9월~2008년 8월 기간 중 입당한 신규 당원은 1만4천여명이다. 월 평균 1천명이 넘게 늘었다. 신규 당원중 20~30%가 18~29살의 젊은이다. 당원의 고령화에 고민하던 공산당으로서는 큰 활력을 얻은 셈이다. 2007년 8월까지 입당자는 월 평균 500여명, 젊은이는 10~20% 수준이었다. 한 공산당 중앙위 간부는 <요미우리신문>에 “날품팔이 파견노동자나 계약직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산당 활동에 관심을 갖거나, ‘더 알고 싶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적기>의 신규 구독부수도 1만부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인 시이 가즈오 위원장도 인기가 높다. 소모품처럼 버려지는 파견노동자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노동파견법 개정을 촉구한 지난해 2월 국회 연설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수십만건의 접속을 기록하면서, 시이 위원장은 큰 공감을 얻었고 10여곳의 언론에 인터뷰가 실렸다.
공산당 붐에는 80년 전 출판된 공산당 작가 고바야시 다키치의 고전적 프롤레타리아 소설 <게공선>의 기록적인 돌풍(2008년 50만권 판매)도 한몫했다. 혹한의 캄차카해에서 게를 잡아 배 위에서 통조림을 만드는 가혹한 노동조건과 이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 단결투쟁을 그린 줄거리가 혹독한 고용불안 속에 파편화된 현재 일본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가 고바야시는 소설 발표 4년 뒤인 1933년 정치경찰(특고)에 붙잡혀 고문 끝에 숨졌다.
공산당은 늦어도 올 10월 안에 실시될 총선에서 민주당과 공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당의 이념 확장보다는 정권교체를 위한 현실 노선을 택한 것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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