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재계 공동접견을 위해 양국의 경제인 대표들과 접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좌로부터 오카무라 다다시 일본 상의 회장, 미타라이 후지오 일본 경단련 회장, 이명박 대통령, 아소 다로 총리, 조석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 상의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일 재계 거물들 함께 방한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양국 재계 인사들과 일정을 함께하는 것으로 올해 한-일 정상외교를 시작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일본 재계 인사들과 국내 재계 인사들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재계간 신년간담회’에 이어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 정상 양국 경제인 공동접견’ 등의 행사에서 아시아 역내 금융협력 등 금융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는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 4단체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20명이 참석했고, 일본에서는 미타라이 후지오 경단련 회장(캐논 회장), 조 후지오 도요타자동차 회장,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 등 거물급 경영인 19명이 참석했다. 일본 재계 인사들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아소 총리의 한국 방문을 요청하면서 “경제인들과 함께 와주면 좋겠다”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일 경제인 공동접견에서 “일본과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포함해 가능한 것부터 실질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 좋겠다”며 “또 녹색산업 등 미래산업에 대해 협력할 여지가 많고, 일본이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만큼 양국이 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농담 삼아 “(아소) 총리께서 반대가 없으면 (올해) 일본을 찾아갈까 생각 중”이라며 “저와 아소 총리가 모두 (최근) 골프를 못 쳤는데, 여기 (한-일) 재계 인사들과 같이 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소 총리는 “일-한 양국 관계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크게 변화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양국이 손을 잡고 신흥국에 대해 지원해야 하며, 국제 공헌을 해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이날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경제 4단체장은 아소 총리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아소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일 ‘경제연대협정’(EPA)을 통한 투자무역 확대와 함께, 아시아를 포함한 제3국에서의 양국간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경제연대협정은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느슨한 통상·투자협정이다. 조 회장은 환영사에서 “미국발 금융위기로 아시아 국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해왔기 때문”이라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아시아지역의 독자적인 금융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태호 최우성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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