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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특파원리포트] ‘도쿄대 점거농성’ 40주년 일본 전공투 재조명 활발

등록 2009-01-18 21:53

도쿄/김도형 특파원
도쿄/김도형 특파원
특파원리포트
꼭 40년 전인 1969년 1월19일 아침 8시, 일본 최고 명문인 도쿄대 혼교캠퍼스의 상징인 야스다 강당에 기동경찰 8500명이 돌입해 점거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강제 해산시키는 작전을 개시했다. 이틀 간의 공방전에서 학생 631명이 체포되고, 그해 도쿄대 입시가 중단됐다.

야스다 강당 점거농성 해산 40돌을 맞아 일본사회는 진지하게 당시 사건을 뒤돌아보고 있다. 민영 <니혼텔레비전>이 14일 드라마 <도쿄대 함락 야스다 강당 36시간의 공방전/40년의 진상 스페셜>을 내보낸 데 이어 공영 <엔에이치케이>(NHK)도 17일 당시 ‘전공투’ 학생들의 행적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야스다 강당의 함락/그날부터 40년 학생들의 그 뒤>를 방송했다.

1968년 의학부의 전근대적 인턴제도에 반발해 시작된 도쿄대 학내투쟁은 그해 7월 전공투 및 신좌파 학생들의 야스다 강당 점거 봉쇄로 확산돼 갔다. 그해 11월22일 야스다 강당 앞에서 열린 전국학생총궐기대회에는 전국 111개 대학에서 학생 7천여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야스다 강당 점거농성 강제해산 이후 일본 학생운동은 점점 과격화해지면서 대중들과 유리돼 간다. 운동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무장투쟁을 주장한 과격분파인 적군파가 등장해 1970년 3월 요도호를 북한으로 납치하는 사건까지 감행했다. 적군파의 일부와 마오쩌둥주의자 ‘혁명좌파’로 구성된 ‘연합적군파’는 1972년 산속 군사훈련 과정에서 동료 14명을 자아비판 명분으로 살해해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이 사건으로 일본 학생운동은 결정적인 괴멸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자기비판을 자기쇄신의 밑거름으로 소중히 지켜나가, 오늘날 풀뿌리 시민운동의 터전을 마련한 옛 학생운동가들도 있다. <엔에에치케이>의 다큐 속에 등장한 이마이 기요시(1939~2002년)는 의대 6년생 시절 야스다 강당 방어대장으로 공방전을 이끌었고, 사건 뒤 지방의 낡은 병원을 재건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나리타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나리타 산리즈카 주민들의 생존권 투쟁에 감명받아 “힘으로 호소하는 것만이 투쟁이 아니다”라고 깨닫고, 주민들과 함께 살면서 정부와 협상에 나선 옛 전공투 투사 부부도 있다.

전공투 운동이 활발히 재조명되는 것은 일본 사회에 부는 변화의 바람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전공투 세대가 그토록 도전하고 싸웠던 기성체제의 절정인 자민당 일당독주체제의 종말이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인가?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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