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변화 기대…자민당은 계파다툼 심화
일본 정가에 버락 오바마 쇼크가 들이치고 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은 미국의 오바마 정권 출범으로 정권교체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자민당은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21일 차기 내각 회의에서 “일본 국민도 체인지(변화), 정권교체의 저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런 생각은 반드시 일본의 정치를 크게 바꾸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간부들도 이런 기대효과를 노리고 요즘 오바마 대통령의 ‘체인지’를 자주 인용하며, 정책 만들기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을 모방하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환경분야에 대한 중점 투자로 고용창출을 기대하는 ‘그린 뉴딜’ 구상을 제창하자, 지난 18일 당 대회에서 2개 분야의 뉴딜정책에 ‘환경’을 포함시켰다.
미국 쪽도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이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를 종식시키고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의 대미정책을 살펴보려고 조기 방미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자와 대표는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을 쟁취한 뒤가 좋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오자와 대표는 하토야마 간사장을 방미단 단장으로 보내서 오바마 정권 참모들과 인맥쌓기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를 좌지우지하는 실력자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소비세 인상문제 등을 둘러싸고 아소 정권 비판을 강화한 마치무라파의 공동대표 나카가와 히데나오 전 간사장에 대해 “완전한 반란이다. 공동대표 자리를 그만두고서 해야 할 행동이다”라고 비판했다. 나카가와 전 간사장이 비판을 계속할 경우 파벌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모리 전 총리는 자신의 내각에서 나카가와를 관방장관에 발탁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두 사람의 알력은 아소호의 난맥상을 상징한다는 분석이 많다. 나카가와 전 간사장은 중의원 표결에서 ‘반란’의 뜻도 감추지 않고 있다. 모리 전 총리로서는 ‘반아소’의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것을 우려해, 나카가와를 고립시켜 동조자를 억제하려하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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