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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내각 지지율 10%대 추락…벼랑

등록 2009-02-10 22:53

아소 내각 지지율 추이
아소 내각 지지율 추이
[흔들리는 55년 자민당 장기집권] (상) 무르익는 정권교체
1955년 창당 이래 1993년 비자민 연립정권 때를 제외하고 일본 정치를 지배했던 자민당 독주체제가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10일 일제히 발표된 각 언론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아소 다로 내각은 지지율이 ‘정권퇴진’ 선으로 일컬어지는 20% 넘는 곳이 한 곳이 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3차례의 걸쳐서 무르익은 정권교체,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집권 능력과 정책 등을 긴급 검검한다.

잦은 발언번복 아소총리 지지율 하락 ‘1등 공신’
경기대책으로 역전의지 불구 국민70% “기대안해”

<아사히신문>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내각지지율은 14%로 1월 조사에 비해 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비지지율은 72%로 5%포인트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2001년 2월 모리 내각(9%)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퇴진 직전의 아베 신조 내각(2007년 7월 26%) 후쿠다 내각(2008년 5월 19%)보다도 낮다.

다른 언론 조사에서도 18%(엔에이치케이), 18.1%(교도통신), 19.7%(요미우리신문) 등으로 아소 내각 지지율은 추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비지지율은 모든 조사에서 지지율보다 3.5배 가량 높은 70%를 넘어섰다.

특히 <요미우리신문> 조사 결과 자민당 26.8%(지난번 조사 29.3%), 민주당 28.3%(25.2%)로 나타나는 등 일제히 민주당이 자민당을 추월해, 자민당의 위기감은 한층 높아졌다.

아소 총리와 가까운 참의원 의원은 “선거일이 다가와서야 민주당이 자민당 지지율에 육박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현재 시점에서 민주당에게 역전된 것은 두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다른 자민당 참의원 의원도 “‘100년에 한번의 경제위기’라지만 자민당도 100년에 한번의 위기다”라고 한탄했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 간부도 “만회하기에는 괴로운 수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내각 및 자민당 지지율 추락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아소 총리다. 한자조차 제대로 읽지 못해 시작된 총리 자질 논란은 1만2천~2만엔씩 전국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정액급부금’과 우정민영화 등 주요 정책사안을 둘러싼 잦은 발언번복을 거치면서 눈덩이처럼 확산됐다. 특히 지난 6일 국회답변에서 “나는 우정민영화 반대론자였다”라며 “4개 분사론은 수정돼야 한다”고 난데없이 주장하자 여당 안에서조차 비판이 비등했다. 그는 다시 9일 “나는 찬성했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개혁의 근간이자 자민당 정통성의 상징으로 거론되는 우정민영화 관련 발언은 자민당 안에서는 자폭발언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의 잦은 무소신 발언소동은 ‘아소의 법칙’(도쿄신문)이라는 지적을 받을만큼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지난해 9월 총재선거에서 높은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던 아소를 총리로 추대해 선거승리로 이어가고자 했던 자민당의 선거전략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 것이다.

아소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최대관심사는 경기대책이다”라며 “그 점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도 일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전세역전 의지를 보였다. 4월 중하순까지 경기대책이 포함된 2009년 예산관련법안을 중의원에서 통과시켜 지지율을 높인 뒤 총선에 돌입한다는 게 아소 총리의 복안이다.

그러나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아소 총리의 경기대책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70%를 넘어섰다. 예산안 국회통과 뒤에도 내각 지지율이 높아지지 않을 경우 총선은 중의원 임기만료인 올 가을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민당 안에서는 아소 총리를 중도하차시키고 다른 총리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아베 신조-후쿠다 야스오 등 두명의 자민당 총리가 1년 만에 정권을 내팽개치듯 중도하차한 데다 ‘선거의 얼굴’로서 마땅한 대안도 떠오르지 않은 점이 자민당이 빠진 패착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지금 같으면 민주당 단독과반도 가능”

이오 준 일본 정책대학원 교수


이오 준 일본 정책대학원 교수
이오 준 일본 정책대학원 교수
이오 준(사진) 일본 정책대학원 교수(정치학)는 총선결과에 대해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단독과반수 구성이 가능한 수치”라며 정권교체에 무게를 두었다.

최근 포린프레스센터 주최로 열린 정국전망 기자회견에서 그는 “민주당 지지자 90%는 실제 투표시 민주당에 투표하는 반면 자민당 지지자들의 충성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며 “자민당의 필승전략은 고이즈미 때처럼 자민당 지지자들을 실제 투표 때 반드시 자민당을 투표하게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자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역전된 데다, 비례투표 때도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자민당보다 두배 가량 높은 상황이다. “자민당으로서는 그 차이를 메우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오 교수는 “일본에서는 정권교체 경험이 없는 유권자의 거부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큰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내각의 경우처럼 내각지지율이 나쁜 경우에도 자민당이 정권 운영능력을 바탕으로 아슬아슬하게 정권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민당은 정권유지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매일 드러나고 있어, 민주당에 의한 정권교체도 괜찮지 않느냐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일본 유권자들이 이제까지와는 달리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권이 실패하면 반대 쪽에 투표하면 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일본정치에서 무엇이 달라질까?

이오 교수는 민주당이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권의 혼란은 일정 정도 불가피하지만 유권자 지지율은 어느 정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민당이 혼란에 빠질 경우 지지율이 내려가지만, 민주당을 지나치게 비판하면 관료주의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우려해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관료주의 정치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민주당의 공약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그는 “250~260석의 안정과반수를 획득할 경우 초선의원이 100명 가까이 될 수도 있다”며 “경험이 얕은 의원이 많을수록 민주당 정권은 상당히 불안정해질 우려도 많다”고 내다봤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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