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가와 일 재무상
지지율 추가하락 불가피
‘아소 끌어내리기’ 가시화
‘아소 끌어내리기’ 가시화
아소 다로 일본 내각이 또다시 결정타를 맞았다. 내각의 핵심인물인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이 기자회견에서 추태를 보이다 사임하게 돼 내각 지지율 급락에 기름을 부었다. 자민당 내의 ‘아소 끌어내리기’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나카가와 재무상(사진)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예산관련법안이 국회에서 통과한 뒤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연석회의 폐막 뒤 기자회견에서 술에 만취한 듯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나카가와는 애초 “감기 기운이 있어 감기약을 평소보다 2배 가량 먹은 탓”이라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들끓는 비난 여론 앞에 사퇴했다.
그는 사의 표명 기자회견에선 자신의 ‘비몽사몽 기자회견’에 대해, “허리(통증), 감기, 피로가 매우 쌓였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국민 여러분과 총리, 국회를 비롯해 관계자들에게 큰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나카가와의 사의 표명으로 아소 총리는 예산안 국회통과 뒤 당내 ‘아소 퇴진’ 움직임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기 자민당 총재선거-조기 총선’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그가 자리에 남아 있는 한 문책결의안을 참의원에 제출해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아소 총리는 애초 “몸 관리를 확실히 해서 직무에 전념하길 바란다”며 나카가와를 해임할 뜻이 없다고 밝혔으나, 예산안 심의통과가 우려되자 사퇴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총재선거에서 아소 추대를 선도한 나카가와는 1998년 발족한 자민당 내 우파의원 모임인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들의 모임’의 초대 회장을 역임하며, 역사교과서를 우파사관에 입각해 수정하는 데 앞장섰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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