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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오자와 쇼크’로 일 정국 요동

등록 2009-03-05 22:07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
“십수년간 3억엔 수수” 잇따르는 추가 폭로
자민당 중진도 연루 정계 전반 의혹 번져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의 정치자금 의혹이 일본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다.

오자와 대표에 불리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데다, 정치자금 수수 의혹은 자민당 쪽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본의 차기 총리로 순항중이던 오자와로서는, 분명하게 결백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여론이 악화되면 대표직 낙마도 배제못할 상황이다.

■ 잇따르는 폭로 오자와 대표 쪽은 니시마쓰건설에 연간 2500만엔 규모의 정치헌금을 먼저 요구했으며, 니시마쓰건설 자회사와 하청회사, 이 회사의 유령 정치단체를 통해 십수년간 3억엔의 헌금을 받았다고 <도쿄신문>이 5일 관계자의 말을 따 보도했다. 오자와 대표 쪽은 3억엔을 모두 장부에 기재해 ‘공식 자금’으로 처리한 반면, 니시마쓰 쪽은 대부분의 돈을 자회사와 정치단체 등 다른 명의로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자와 대표의 측근으로 회계책임자인 오쿠보 다카키 비서를 체포한 도쿄지검 특수부는 오자와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오쿠보 용의자는 하청회사의 헌금을 니시마쓰건설의 자금으로 알고 있었으며, 입금되지 않으면 니시마쓰건설에 재촉했다”며 “수수한 정치헌금 액수는 1995~2006년 1억8천만엔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오쿠보 비서는 정치헌금 수수과정에서 니시마쓰건설에 ‘분산 헌금’을 지시하는 등 은폐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 반색하는 자민당 자민당은 모처럼 만난 호재에 지지율 반전을 기대하며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오자와 대표의 대표직 고수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오자와 대표가 계속 민주당을 이끌다 민주당의 이미지가 추락하면, 자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와무라 다테오 관방장관은 오자와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인가”라며 비난하면서도 오자와 대표가 사임을 부정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문제”라고 언급을 회피했다. 각료를 역임한 한 의원은 “대표직 유지는 환영한다”며 속내를 드러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자민당 안에선 아소 다로 총리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섞인 관측도 나온다.

■ 자민당 인사도 연루 검찰 수사의 칼날이 자민당을 향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정치단체도 문제의 니시마쓰건설로부터 2004~2005년 합계 300만엔을 수령했다고 장부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 자민당 의원들 중에서도 니시마쓰 건설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이들이 여럿 있다. 민주당은 당장 검찰 수사의 칼날이 오자와 대표만 겨냥한 데 대해 수사의 형평성을 문제삼고 있다. 때문에 오자와 대표가 사퇴에까지 이를 경우, 니시마쓰로부터 헌금을 받은 자민당 의원들도 책임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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