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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땅값 40년새 최다 하락‘

등록 2009-03-24 21:30

일본 공시지가 변동 추이
일본 공시지가 변동 추이
잃어버린 10년’ 재연 조짐
90년대보다 전국적…장기침체 우려
일본의 땅값이 ‘잃어버린 10년’의 도화선이 된 1990년대 초반 부동산 폭락에 버금가는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이 23일 발표한 2009년 1월1일 시점의 공시지가를 보면 주택지, 상업지 모두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년도와 비교 가능한 7922곳중 가격이 오른 곳은 22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97%는 모두 하락세였다. 1970년 공시지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곳이 하락했다. 버블경제 붕괴 당시의 부동산 폭락도 이 정도로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었다는 게 국토교통성의 설명이다. 전국 평균 하락률은 주택지 3.2%, 상업지 4.7%로 나타났다. 창업 이래 첫 적자를 낸 도요타가 위치한 나고야의 하락률은 최대 28.4%에 이른다.

일본 부동산 가격의 전국적 하락세는 세계 동시 불황에 따라 일본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더불어 일본의 부동산 시장에 대거 몰려들었던 투기성 부동산 펀드가 일제히 철수하면서 비롯됐다. 부동산 자산가치의 하락이 물가 하락을 부채질해 경제 전체의 활력을 빼앗는 ‘자산 디플레이션’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 붕괴 때 급격한 땅값 하락이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며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일본은 경기회복 국면에서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려 부동산을 금융상품화했고, 3~4년 전부터 해외투기 자금을 엄청나게 끌어들였다. 최근 1~2년 새 도심 상업용지는 30~40% 올랐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 “현재 일본은 경기후퇴 국면에 접어들어 공급이 수요를 약 20조엔 이상 웃도는 수요 부족에 빠졌고, 물가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땅값이 하락하면 가계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가 하락한다는 의식이 강해져 소비와 투자를 꺼리는 ‘역 자산효과’가 나타나기 쉽다. 2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5% 하락해 12개월 연속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의 땅값 하락은 최근 몇년간 급등한 도심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는 단계일 뿐 과거 붕괴 때와는 다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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