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고수에 “정치자금 추궁 가능” 선거 유리
* 오자와 : 민주당 대표
* 오자와 : 민주당 대표
“의혹이 있는 대표는 공격하기 쉽다.”
정치헌금 불법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제1야당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대표직 고수를 선언한 데 대해, 일본 집권 자민당은 24일 겉으론 “허용하기 힘들다”(호소다 히로유키 간사장)며 공세를 강화하면서도 내심 환영의 뜻을 감추지 못했다. 오자와 대표는 자신의 비서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직을 고수하겠다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자민당으로선 오자와의 정치적 책임을 계속 추궁할 수 있어 9월까지 치르게 돼 있는 중의원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24일 밤 당내 젊은 의원들 모임에서도 “대표에 남아줘서 잘됐다. 민주당의 평판이 땅에 떨어져 선거에서 싸우기 쉽게 됐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고 한다. 집권 여당의 파트너인 공명당의 한 간부도 “깨끗한 대표로 바꾼다면 여당은 끝이다. 오자와의 대표직 고수는 나쁘지 않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오자와 사태는 자민당의 바람대로만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 오자와 대표 측근이 체포된 이후에도 아소 다로 내각의 지지율은 10%에 머물고 있다.
또한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 등 일부 자민당 의원들도 오자와 대표 쪽에 정치 헌금을 제공한 니시마쓰 건설로부터 정치 헌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검찰의 수사 칼날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오자와 대표 측근에 대한 기소 내용도 알선수재 등과 같은 새로운 사실이 없이, 정치자금규정법상 허위기재 혐의여서 예상보다 파괴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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