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비공식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북한의 로켓 발사 하루 전인 지난 4일 오전 발사 성공을 기정사실화한 보도를 인터넷상에 올렸다가 곧바로 내리는 소동을 벌였다.
<조선신보>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오전 10시 정각 “곧 인공위성을 발사하게 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자 ‘2012년 구상 안받침한 광명성 2호’라는 과거형 제목의 기사를 10시57분께 올렸다고 <연합통신>이 보도했다. 신문은 기사에서 “광명성 2호의 성공적 발사”와 “시험통신위성의 궤도진입” 등을 언급하며 “2009년 4월4일의 사변”이라는 등 당시까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로켓 발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어 11시7분께 ‘국가전략 기술로 규정된 다계단(다단계) 로케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린 것이 확인됐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도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킨 <은하-2호>”라며 발사와 그에 따른 ‘위성’의 궤도진입을 역시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11시35분께 이들 두 기사 전문은 인터넷상에서 삭제됐다.
이날 삭제 소동이 발사를 대비해 미리 작성한 기사를 발사확인 전에 올려서 생긴 단순 착오인지, 아니면 북한 당국과의 교감속에 이뤄진 ‘계산된 행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조선신보>의 고위 관계자는 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잘못해서 인터넷에(미리 준비해놓은) 기사가 올라간 것 같다. 단순 착오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평양 쪽에서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일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밝혀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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