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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자민당 질긴 ‘세습 사슬’

등록 2009-04-19 20:00

일본 총리 세습 관계
일본 총리 세습 관계
“중의원 선거 공약에 포함” 세습 금지론 부상
“누구든 후보 가능” 반발 ‘찻잔속 태풍’ 될듯
“세습에 무언가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안된다. ‘자민당도 그렇게까지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스가 요시히데 자민당 선거대책부위원장은 지난 13일 강연에서 일본정치에 만연한 세습 의원을 제한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 지방의원 출신인 스가 부위원장은 올 9월 이내에 치러야 하는 중의원 선거의 정권공약(매니페스토)에 국회의원의 세습 제한을 담겠다며 당 프로젝트팀까지 만들었다.

자민당 내에서 세습 제한론이 고개를 든 것은 세습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세습 의원들은 대개 도쿄에서 학교를 다닌 경우가 태반이어서 지역구 사정에 어두운 데다, ‘온실속 화초’처럼 커서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세습 출신인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잇따라 1년도 못돼 정권을 내팽개치듯 사임해 세습 의원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그러나 자민당내 세습 의원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해 세습 근절안은 ‘찻잔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않다. 중의원 출신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장남인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 대리는 17일 당 간부 모임에서 “당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매니페스토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세습 4대 의원인 고사카 겐지 중의원 운영위원장은 한술 더떠서 “나는 세습 화신이다”라며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비세습 당내 실력자들도 세습 의원을 응원사격했다. 오시마 다다모리 국회대책위원장도 기자들에게 “민주주의는 어떤 분도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근본이다”고 주장했다.

2005년 9월 중의원 선거결과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에게 선거구를 물려받아 당선된 자민당내 2~4세 세습 의원은 51.6%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등 일본 총리 4명은 모두 2~3세 의원 출신이다. 구조개혁가를 자처했던 고이즈미 전 총리는 올해 초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차남에게 선거구를 물려줘, 세습을 4대째로 이어가려고 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자민당보다는 덜하지만 세습체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당은 지난해 세습 의원 입후보 제한을 검토했다가 27%나 되는 세습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백지화한 바 있다. 오자와 이치로 당 대표(2세),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4세) 등 당내 실력자들도 세습 의원들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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