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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특파원 리포트] ‘폐품’악기로 일 ‘명품’거리 누비다

등록 2009-04-20 19:30수정 2009-04-21 15:55

김도형 특파원
김도형 특파원
한국 퍼포먼스그룹 ‘노리단’ 도쿄 공연
지난 18일 오후 일본 도쿄의 대표적 명품가게 밀집 거리인 오모테산도. 페트병과 폐호스 등으로 만든 각종 재활용 악기를 연주하는 한국의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 행렬이 나타나자, 행인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신나는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던 노리단 단원들은 사람들에게 호스로 만든 악기를 불어보도록 권하고 “잇쇼니 야리마쇼(함께 합시다)”라며 흥겨움을 돋우었다.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는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이 “일본 청년들에게 사회에 기여하면서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활동이 있음을 알리려고 기획한” 첫 도쿄 나들이는 시종 발랄함과 발칙함 속에 펼쳐졌다.

홍대룡 노리단 공동대표는 “일자리를 잡지 못하는 청년, 고등학교를 자퇴한 끼많은 20대, 미군부대 출신의 62살 중년 등 변변히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이 단원이 되어, 버려진 생활자재를 이용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월급도 받고 생활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공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연뿐 아니라 공부방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거나 산골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하고, 낙후된 지역의 놀이터를 리모델링하는 등 취약계층에게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홍 대표는 “공연, 워크숍 등으로 지난해 노리단은 1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87명 단원 중 70명의 유료 단원들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20명을 신규 고용했다”고 말했다.

노리단은 18일 거리공연 행진에 앞서 일본 어린이와 주부들을 대상으로 폐자재를 이용한 악기 만들기와 연주를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노리단의 유일한 일본인 단원인 히가키 카요는 “오늘 워크숍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 공헌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은 노리단의 거리공연 행진에도 참가해 악기를 불고 흥겨운 율동을 펼치기도 했다.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일본 청년들과 동포 청년들이 노리단을 만들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지원한 비영리법인 ‘시부야대학’ 직원인 가무라 마유미는 “지금 일본 젊은이들은 주체적으로 선뜻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형태가 갖춰지면 노리단 같은 활동에 참여할 사람은 많다”면서 일본의 노리단 탄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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