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하토야마 유키오, 오카다 가쓰야.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은 12일 간부회의를 열어 비서의 정치헌금 불법 수수의혹 파문을 견디지 못하고 전날 돌연 사퇴를 선언한 오자와 이치로 대표의 후임 대표 선거를 오는 16일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오자와 대표 후임으로는 오카다 가쓰야(55) 전 대표와 하토야마 유키오(62) 간사장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2005년 중의원선거 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극장형 선거’ 바람에 밀려 대패한 뒤 대표직에 물러난 오카다 전 대표는 소장파 의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오카다 전 대표는 12일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총리에게 최근 일본 정국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의원 세습’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고 “(세습을) 방치하면 민주주의가 취약해 진다”며 개혁적 이미지를 연출했다. 오카다 전 대표는 당 정치개혁추진본부장으로 국회의원 세습 제한과 기업단체 헌금 전면 금지 방침을 만들어냈다. 통산성 관료를 역임한 자민당 출신이어서 보수층에게도 호소력이 있다는 평이다. 한국에도 자주 방문해 한국 사정에도 밝고 친구도 많은 지한파로 꼽힌다.
그러나 지나치게 ‘바른생활 사나이’ 이미지가 강한 데다 당내에 확고한 지지그룹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또한 40여명의 오자와 지지그룹으로부터는 오자와 대표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을 때 “방관자처럼 행동했다”는 견제도 받고 있다.
반면, 온건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하토야마 간사장은 오자와 지지그룹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오자와 대표를 끝까지 감싸는 태도를 보여준 의리파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신선미가 떨어지는 데다 세습 정치인(4대째)의 표본으로 꼽히는 점도 약점이다.
한편, 오자와 대표의 돌연한 사임으로 아소 다로 총리의 총선 시나리오도 대폭 수정될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 인기를 많이 회복한 아소 총리는 애초 예산안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5월말 이후에 총선을 치르는 것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