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독도와 최단거리 항구
지난 2006년 4월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 대립이 격화됐을 때 일본 돗도리현 사카이항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일본 정부가 이곳에 독도 주변 수로 탐사를 명분으로 해양탐사선 2척을 정박시키고 출항 태세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독도에서 220㎞ 떨어진 사카이항은 일본에서 독도에 가장 가까운 항구다.
한-일 대립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사카이항이 이달말부터 한국 동해시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동북아 교류의 기점으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돗도리현이 추진해온 ‘동북아 국제정기항로 계획’, 즉 디비에스(DBS) 크루즈페리의 첫 운항이 시작되는 것이다. 히라이 신지 돗도리현 지사는 지난달 21일 “동해시를 통해 서울과 중국 지린성을, 블라디보스톡을 통해서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물류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비에스 크루즈페리는 부산과 시모노세키의 뱃길을 잇는 부관페리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한-일 정기 항로다. 돗도리현은 14시간 걸리는 동해-사카이항간 최저 운임을 부관페리보다 낮은 7900엔(약 10만원)으로 하고, 찜질방· 나이트클럽 등을 갖춰 고급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새 국제항로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동해항과 사카이항을 일주일에 두차례씩 운항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처음 3년은 적자를 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뱃길이 되기 위해서는 대북 항로가 복원되어야 한다는 과제도 제기된다. 북한의 원산과 자매관계를 맺었던 돗도리현은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계기로 자매관계를 끊었다.
사카이항/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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