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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피랍자 가족 이끄는 우파에 회의”

등록 2009-06-08 20:56

하스이케 도오루(54) 가족회 사무국장
하스이케 도오루(54) 가족회 사무국장

하스이케 도오루 전 ‘가족회’ 사무국장
‘북 강경제재’ 입장서 ‘대화 해결’로 돌아서
“납치됐다 돌아온 동생한테 많은 걸 배워”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일본 사회의 ‘뜨거운 이슈’다. 그 중심에 대북한 여론몰이의 핵심단체들인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가족연락회’(가족회)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구원회)가 있다.

하스이케 도오루(54·사진)는 1997년부터 2005년까지 가족회 사무국장으로 대북 강경제재 주장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그가 지난달 <납치-좌우의 울타리를 넘어선 투쟁으로>라는 책을 내고, 대화를 통한 납치문제 해결을 제안하며 ‘전향’을 선언했다. 1979년 북한에 납치됐다 2002년 10월 일본에 귀국한 하스이케 가오루(52·니가타산업대 전임강사·한국어 번역가)의 형인 그의 전향은 일본 사회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그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납치문제 해결이 더욱 멀어졌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서에서 “납치문제 집회 때마다 일장기를 흔들고 선글라스를 낀 ‘무서운 아저씨’들이 앞장서고 가족회는 뒤를 따르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가족회를 지원하는 단체인 구원회의 우익 이데올로기적 운동노선에 회의를 품게 됐다고 말했다. 구원회의 간부 중에는 일본의 핵무장과 대북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납치됐다 돌아온 동생 가오루의 이야기를 듣고 북한과 대화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대북 여론은 강경제재 일변도인데.

“일본 사회는 북한에 대해 ‘일본은 정의롭고 올바르며 북한은 나쁘다’는 식의 굉장히 감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일본이 과거 한반도에서 어떤 나쁜 짓을 했는지에 대한 인식은 없다. 일본이 근대사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가족회 사무국장 시절 스스로도 대북 강경주장을 펴지 않았나.

“가족회를 지원하는 단체인 구원회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됐다. 구원회에는 북한 붕괴를 주장하는 우익 인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 때문에 납치문제가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이데올로기에 이용된 측면이 있다.”

-책 속에서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데는 일본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했는데


“핵과 미사일, 납치문제의 포괄적 해결방식을 담은 평양선언은 납치 피해자의 인권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평양선언을 비롯해 (납북 일본인) 일시 귀국 문제나 유골반환 문제, 지난해 8월의 납치 재조사 및 일부 대북 제재 해제 등 여러 차례 북한과 합의해 놓고도 일본 국내의 강경 여론에 밀리고 말았다. 북한도 성과에만 급급한 나머지 피해자 인권을 소홀히 해 결과적으로 일본의 악화된 대북 여론에 끌려다니고 말았다. 제대로 했으면 납치문제도 해결되고 국교도 정상화됐을 것이다.”

-가족회와 결별한 데는 북한에 납치됐다 돌아온 동생의 영향도 있는가.

“동생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일본이 옛날에 저지른 일에 대해 북한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배웠다. 동생은 ‘북한이 일본은 옛날에 몇십만명의 조선인을 납치했는데, 일본인 10~20명을 납치한 것이 무슨 큰 문제냐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일본은 옛날 일을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해야 하는데 제재만 하고 있어 일본과 대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나쁜 나라라도 대화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의 방향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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