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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의 과거사 청산’ 하늘에서 도와주세요

등록 2009-06-26 18:28수정 2009-06-27 01:47

마쓰다 미야코(59)
마쓰다 미야코(59)
해직교사 마쓰다 미야코, 노 전 대통령 조문
3·1절 기념사 ‘수업시간 배포’…해직 빌미돼
일본인 해직 교사 마스다 미야코(59·사진)는 지난달 2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주일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한국어로 번역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가족에게 전해주었으면 좋겠다”며 한 통의 추도문을 대사관 직원에게 건넸다.

“3·1절 기념사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일본이 과거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진실과 성의를 가지고 두 나라 국민들을 막고 있는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이웃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천국에서 지원해주시길, 우리들의 힘이 되어주시길 마음으로부터 부탁드립니다.”

마스다 교사가 30년 넘게 정든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데는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일본이 식민지배를 청산하지 않은 것을 통렬히 비판하고 “일본인들에게 진정으로 화해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보길 바란다”는 노 전 대통령의 2005년 3·1절 기념사 내용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곧바로 자신이 가르치고 있던 중학교 공민(사회)과 수업시간에 연설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나눠주고 감상문을 쓰도록 했던 것이 해직의 빌미가 됐다. 도 교육위원회는 형식적으론 수업시간에 “일본은 침략전쟁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는 도쿄도 도의원의 발언과 우익 후쇼사 교과서 내용을 ‘역사 위조주의’라고 비판한 마스다의 발언 내용을 트집잡아서 ‘반성과 개선’을 요구하며 장기 연수명령을 내리고 교육현장에서 배제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반성과 개선을 할 쪽은 도교위”라며 명령에 따르지 않자 2006년 면직처분을 내렸다. 일본에서 수업 내용이 문제돼 해직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기념사를 수업에 이용한 것이 면직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면직무효 소송에서도 재판부는 마스다 교사의 주장에 대해 “국제적으로 수치를 드러내는 것밖에 없는 역사인식을 득의양양 드러내고 있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그는 일본교직원노조와 전일본교직원노조 등 기존 교원노조의 지원도 없이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패소 판결에 주목하는 일본 언론들도 거의 없다. 그러나 그는 시민강좌를 통해 일본평화헌법 정신을 계속 가르치며 평생교사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내년 한일병탄 100주년을 앞두고 올 가을 일본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고발하는 사진전 등도 준비하고 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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