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 일본 총리
퇴임요구 거부…총선 정면돌파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13일 당내 일각의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다음주 중의원 해산, 8월30일 총선 실시 카드를 제시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아소 총리는 이날 자민당 긴급연락회의에서 이달 21~24일께 중의원 해산→8월18일 공시→8월30일 중의원 선거 실시의 총선 일정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견이 나오지 않았고,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도 협조 의사를 밝혀 제시된 일정대로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다음달 총선에선 제1 야당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전망하고 있어, 일본에서 선거를 통한 첫 정권교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아소 총리의 이런 결정은 전날 치러진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면서 당내에서 ‘아소 끌어내리기’ 움직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새로운 인물을 총재로 내세워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을 거부하고 자신의 손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애초 8월 초 선거 실시의 조기 총선 방안을 검토했던 아소 총리는 “지금 선거하면 자살행위”라는 당내 파벌 영수들의 뜻에 따라 중의원 임기 말에 근접한 8월 말로 총선 일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총리의 정면돌파 카드는 민주당이 13일 국회에 제출한 내각 불신임 결의안과 총리 문책 결의안의 국회 통과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성격도 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민당 내에서 총재 교체론을 주장하는 소장파 의원들이 도쿄도의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결의안 처리 과정에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12일 실시된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재적 127석 중 38석 획득에 그쳐 공명당 의석 23석을 합쳐도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는 참패를 당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은 54석을 획득해 의석을 20석 이상 늘리는 예상 밖의 압승을 거두고 제1당으로 올라섰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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