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시오 마나부(31), 사카이 노리코(38)
배우 겸 가수 오시오 등 체포
요즘 일본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의 잇따른 마약복용 문제로 떠들썩하다.
일본의 텔레비전 방송들은 매 시간마다 중계차를 동원해 스타급 연예인 마약 사건의 시시콜콜한 뉴스를 전하느라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소식은 뒤전으로 밀린 인상마저 준다.
지난 3일 남편 다카소 유이치가 각성제 소지 혐의로 체포된 뒤 돌연 모습을 감춰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일본의 톱스타인 사카이 노리코(38)가 8일 밤 실종 닷새 만에 경찰에 자진출두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남편의 권유로 지난해 7월부터 남편과 함께 각성제를 복용했다”고 혐의사실을 인정했다.
1987년 15살 때 가수로 데뷔한 사카이는 해맑은 미소와 당돌한 말투로 세대를 넘는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배우로서도 활동 폭을 넓혔다.
이에 앞서 도발적인 발언으로 유명한 일본의 가수 겸 배우인 오시오 마나부(31)도 지난 3일 밤 합성마약인 ‘엑스터시’를 복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이날 낮 록본기 힐스의 고급 맨션에 함께 있던 신주쿠의 호스티스로 일하는 30살의 여성이 갑자기 숨졌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손을 심하게 떠는 등 약물중독 현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여성도 엑스터시를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시오는 마약에 대해 “(죽은) 여성한테 받았다” “위법인줄 모르고 먹었다”며 무혐의를 주장했다. 오시오의 부인 야다 아키코는 드라마 <사랑의 힘> 등에 출연한 유명한 여배우로 지난 7일 남편과 이혼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드러난 연예인들의 마약복용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절정의 인기에서 내리막길을 걷는 데 따른 초조감이나 스트레스 해소, 가수들의 경우 음감이 좋아진다는 등의 이유로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최근 대학생들의 대마초 흡연이 확산되는 등 마약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크게 퍼져나가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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