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 여부에 대해 “(야스쿠니신사는) 무엇보다 정치나 언론의 소동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조용하게 기도하는 장소다”라며 참배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그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바친 분들을 정쟁의 도구로 한다든가 신문 기사 재료로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6년 외상 시절 <아사히신문> 기고문을 통해 야스쿠니신사의 비종교 법인화를 제창하기도 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정교분리 원칙에 비춰 일말이라도 의혹이 남는 한, 황족이나 총리, 각료의 참배는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며 “무리하게 참배하면 그 자체가 야스쿠니를 정치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아소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춘계대제에 맞춰 공물을 봉납해 한국과 중국 등의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이후 그는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해 중-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과거 침략 등을 통절하게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죄를 표명한) 1995년의 무라야마담화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이) 변경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재임 내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다 마지막 해인 2006년엔 8월15일에도 참배해 한국과 중국 정부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한편, 8·30 총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이날 “나 자신은 총리가 돼도 참배할 생각이 없다”며 “각료들도 (참배를) 자숙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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