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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서민들 고통 모른다” 자민당 유세장 냉랭

등록 2009-08-18 20:00수정 2009-08-18 21:43

일본 총선 선거전 첫날 르포
민주당 유세장선 정권교체 기대감 ‘술렁’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왼쪽)가 18일 교토에서 총선 유세 도중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있다.  교토/AFP 연합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왼쪽)가 18일 교토에서 총선 유세 도중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있다. 교토/AFP 연합
8·30 일본 총선이 18일 공고되면서 12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들어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난 자민당의 아소 다로 총리는 도쿄 각지 지역을 돌아다니며 열세 만회를 시도했고,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자체조사 결과 혼전 선거구가 많은 오사카 지역을 첫 유세지로 택하며 대세 굳히기에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 도쿄 외곽도시 하치오지시역 앞. 60~70대 장년층을 중심으로 1000여명의 자민당 지지자들이 아소 총리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역 뒤편 경비업무를 맡고 있던 사람들은 “4년 전 중의원 선거 때는 사람들이 발디딜 틈도 없이 몰렸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아 경비하기가 편하다”고 귀뜸했다.

자민당의 고전은 연설내용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이 지역 자민당 후보는 유세 말미에 아소 총리 등 자민당의 세습의원 문제를 거론해 “자민당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당당하게 열린 자민당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뒤이어 등장한 아소 총리는 “자민당내 결속의 이완이 생겨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것은 나의 힘 부족임을 솔직히 말씀드린다”며 ‘부덕의 소치’를 사죄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또 자민당 지지율 하락의 또다른 핵심 요인인 구조개혁 정책과 관련해 “지역간 격차와 워킹푸어(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에 대해 배려가 부족했던 점도 솔직히 인정한다. 앞으로 예산을 편성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 동원된 자민당 지지층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박수도 거의 나오지 않았고 소리도 적었다. 70대의 한 여성은 “얼마전 일자리를 잃고 생활이 더 어렵게 됐다”면서 “세습의원들은 서민들의 고통을 모른다”고 말했다.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은 유세장의 청중에게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2시께 도쿄 외곽도시인 후타고다마카와 역앞에서 열린 민주당의 간 나오토 대표대행의 유세 현장. 60살의 여성은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도 좋을지 불안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4년간 정권을 맡겨 과연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는지 확인한 뒤 잘못했다고 판단하면 그때가서 바꾸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오사카 시내에서 열린 첫 유세에서 “일본의 역사를 바꾸는 날이 왔다. 여러분의 힘으로 당신이 주역이 되는 정치를 일으키자”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날 발표된 <도쿄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민당의 열세는 ‘자민당 지지층 붕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참의원 선거 비례대표에서 자민당에 투표한 사람 중 26%가 이번에는 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자민당이 민주당에 1당을 내줬던 참의원 선거 때보다 더 어려운 선거가 예상된다고 <도쿄신문>은 지적했다. 민주당의 정권담당 능력에 관한 질문에서는 ‘능력이 없다’는 응답이 43.8%로 ‘능력이 있다’는 응답(41.2%)보다 조금 많았다. 그러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각각 35.8%와 31.0%로 자민당의 18.7%와 16.2%보다 두배 가량 많았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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