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4년만에 정권교체] 각국 정부·언론 반응
중, 우호증진 낙관…보수 눈치보기 우려도
중, 우호증진 낙관…보수 눈치보기 우려도
미국과 중국, 영국 등 세계 주요국 정부들은 민주당 압승으로 나타난 일본 총선 결과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내보였다. 주요 언론들도 일본의 정치지형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며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정부는 극도로 취약해진 일본 경제를 재건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역사적 선거”라고 평가하면서 “일본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맹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맹과 긴밀한 파트너십이 일본의 새 정부 아래에서도 계속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광범위한 전지구적, 지역간 이슈와 양국간 현안에 관해 새 일본 총리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하고 있던 터라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이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일본의 대미 외교기조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민주당은 미국이 여전히 일본의 핵심 동맹국이라고 강조했지만, 민주당 정부가 외교문제에서 미국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워지기를 원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실업과 경기침체는 하토야마 정부의 선택을 제한할 것이며, 이는 하토야마 정부의 ‘허니문’마저도 위협할 것”이라며, 경제 회복이 하토야마의 최우선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들은 민주당 압승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중일관계 강화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태도를 보였다. <중국청년보>는 일본 민주당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이 최근 “민주당 주류의 인식은 중일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중일관계도 더욱 심화발전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주목했다. <신화통신>은 일본 민주당 정권 아래서 중일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국내 보수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국에 강경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비비시> 방송은 “국정 운영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 속에 일본이 54년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라는 새로운 과정에 들어섰다”며 “하토야마 총리의 첫 도전은 이런 변화에 대한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총선에서 승리한 하토야마 대표에게 이날 오전 축전을 보내 “한일 관계를 흔들림 없는 성숙한 동반자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워싱턴 베이징/권태호 박민희 특파원, 황준범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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