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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하토야마 첫 내각, 짙은 ‘오자와 그림자’

등록 2009-09-15 19:38수정 2009-09-16 00:47

총선 이후 4차례 회동…그때마다 인선안 ‘출렁’
16일 민주당정권 공식 출범 ‘거당내각’ 꾸릴듯
8·30 일본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 정권이 16일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의 제93대 총리 취임과 함께 정식 출범한다. 하토야마 대표는 15일 밤 10시께 기자회견을 통해 “조각작업을 끝냈으나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총리 지명 뒤 공표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내정사실이 누설되면 바뀔지도 모른다”며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도 했다.

15일 밤 늦게까지 드러난 민주당 정권의 주요 각료와 당간부 내정자의 면면을 보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거당체제 내각 구축과 ‘오자와 간사장의 당 장악’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당내 8개 그룹을 대표하는 유력 인사들과 연립정부 파트너인 사민당, 국민신당 대표가 거의 모두 하토야마 정권의 각료들로 포진됐다. 반면 여성각료는 두명에 그쳤다.

지난주 일찌감치 내정된 간 나오토 국가전략상 겸 부총리를 비롯해, 오카다 가쓰야 외상 내정자 이외에도 당내 보수파의 대표격인 마에하라 세이지 전 대표, 옛 사회당 출신을 대변하는 센고쿠 요시코 의원, 도요타 자동차 노조출신인 나오시마 마사유키 정조회장 등 오자와와 거리를 두고 있는 주요 인사들의 입각도 유력하다.

연립정부 파트너인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 당수는 소자화상 겸 소비자상에, 다른 연립정부 파트너인 국민신당의 가메이 시즈카 대표는 우정·금융담당상으로 내정됐다. 또한 연금부실 기록문제를 파헤쳐 일약 스타덤에 오른 나가쓰마 아키라 정조회장 대리도 새로 신설되는 탈관료 기구인 행정쇄신위 담당상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주요 간부 인선과정에서는 ‘오자와 당’의 색채가 한층 강해졌다.

이번 총선의 대책과 공천작업을 이끌어 당내 세력을 50명에서 150명으로 이끈 당내 최대 실력자의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은 자신의 측근인 야마오카 겐지 현 국회대책위원장을 유임시켜 국회운영을 맡겼다.

하토야마 대표는 14일 밤 당내의 최대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내정자를 만나 각료 인선 내용에 대해 사실상 ‘재가’를 받는 등 ‘오자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하토야마 대표는 오자와 쪽의 거부감으로 막판까지 우여곡절을 빚었던 후지이 히로히사 당 최고고문을 재무상으로 내정하는 뚝심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당내 역학관계에서 밀리는 현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8·30 총선 이후 하토야마 대표는 오자와와 4차례 회동한 뒤 그때마다 인사 방침이 뒤바뀌었다.

그는 총리 취임과 동시에 가장 시급한 올해 추가경정 예산의 재배분과 내년 예산편성 등을 진두지휘할 방침이다. ‘하토야마의 대미대등-아시아중시 외교’도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24일부터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와 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회담해 미-일 관계를 재정립할 방침이다. 또한 유엔총회 기간중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따로 정상회담을 실시해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0월 초순에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아시아공동체 구성을 위한 포부도 밝힐 예정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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