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일본인 58%는 “올해는 참배 보류해야”
차기 일본 총리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총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고 주장했다.
그는 28일 삿포로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참배하는 것은 당연한 총리의 책무”라며 “다음 총리도 야스쿠니를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 중국 등이 야스쿠니 참배를 문제삼는 데 대해서는 “일본의 내정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도통신>이 27~28일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올해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유보해야 한다’는 응답이 57.7%로 절반을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 때와 견줘 16.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참배해야 한다는 응답은 16.7%포인트 줄어든 34.3%였다.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선 ‘충분하지 못하다’는 응답이 50.8%로 ‘충분하다’(11.5%)를 크게 웃돌았다. 이런 결과는 우이 중국 부총리가 야스쿠니 문제로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담을 취소하는 등 두 나라 관계가 나빠져 야스쿠니 참배 유보를 요구하는 신중론이 늘어난 것으로 통신은 분석했다.
한편, 자민당의 나카가와 히데나오 국회대책위원장은 29일 <후지티브이>에 출연해, 야스쿠니신사에서 ‘에이급(A)급 전범’을 분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중국은 그 답례로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가 개인 자격으로 신사를 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중국 쪽의 분노가 누그러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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