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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권불30년’ 일 자민당 최대파벌 몰락

등록 2009-09-30 19:08

마치무라파 33년만에 당3역 인사 배제
얼마 전까지 일본 자민당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했던 당내 최대파벌인 마치무라파가 석양에 지는 해의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고가파 출신인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신임 총재는 지난 29일 당3역 인사를 단행하면서 마치무라파 가운데에서 한명도 기용하지 않았다. 마치무라파가 당 총재 및 당 3역 인사에서 배제된 것은 70년대 미키 내각 이후 33년만이다. 마치무라파는 2000년 이후 모리 요시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등 4명의 총리를 연속 배출했다.

마치무라파의 절대적인 후원을 얻어 출범한 아소 다로 전 총리도 마치무라파인 호소다 히로유키를 간사장에 기용했다. 마치무라파의 쇠락은 8·30 총선에서 보유의석의 3분의 2 가까이 잃어버린 자민당의 역사적 참패에 따른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이즈미 구조개혁노선을 내걸고 있는 마치무라파는 총선과정에서 자민당의 구태정치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일본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8·30 총선 전 66명이었던 마치무라파 중의원 의원은 22명으로 줄어들었다.

참의원 소속 의원(27명)까지 합치면 49명으로 여전히 당내 최대파벌이나, 중의원수만으로는 고가파(25명)에게 1위자리를 내주었다. 심지어 파벌회장인 마치무라 노부타카도 소선거구에서 낙선한 뒤 비례대표를 통해 턱걸이 당선됐다. 파벌의 사실상 오너인 모리 전 총리는 민주당의 여성 신인후보에게 고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마치무라파는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아버지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72년 사토 에이사쿠 총리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다나카 가쿠에이와 격렬하게 대립한 일은 일본에서 ‘가쿠-후쿠 전쟁’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79년 후쿠다 전 총리의 은퇴 뒤 ‘청화회’(세이와카이)라는 이름으로 재출범 한 뒤에도 당내 최대파벌인 다나카파의 당권경쟁에서 줄곧 패배하다가 2000년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

2001년 총재선거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가 “자민당을 부숴버리겠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도 사실은 자민당 당권을 줄곧 장악했던 다나카파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고이즈미의 말은 마치무라파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자민당을 구렁텅이로 빠트린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은 다나카파의 핵심 인물이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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