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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테러리스트 아닌 세계 의사”‘안중근 순례’ 나서는 일본인

등록 2009-10-22 19:54

데라시타 다케시가 안중근 의사 추모여행의 출발지인 일본 미야기현 사찰 다이린지 앞 안 의사의 유묵이 새겨진 비석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데라시타 다케시
데라시타 다케시가 안중근 의사 추모여행의 출발지인 일본 미야기현 사찰 다이린지 앞 안 의사의 유묵이 새겨진 비석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데라시타 다케시
미야기현~서울 추모행진
13차례 한국찾아 역사연구
일본의 한 생활협동조합연합회에 근무하는 데라시타 다케시(57)는 정년을 3년 남기고 올해 12월 조기퇴직해 특별한 도보여행에 나선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10월26일)과 서거 100주년(내년 3월26일)을 맞아 3개월간 일본과 한국 곳곳을 답파하는 2200㎞의 추모행진이다. 제 2의 인생설계(유기농 재배)와 여행경비(100만엔)마련을 위해 퇴직을 앞당겼다.

도보여행은 12월25일 미야기현의 사찰 다이린지에서 시작된다. 출발지인 다이린지는 안 의사의 유묵(안 의사가 살아있을 때 써둔 글씨와 그림으로 1979년 한국 정부에 반환됨)이 보관됐던 사찰이다. 이어 데라시타는 야마가타, 니가타, 나가노, 오사카 등지를 돌며 안 의사의 뜻을 기린다. 내년 2월께 부산에 도착해 진주와 광주 등을 거쳐 서거 100주년인 내년 3월26일 서울 안중근의사 기념관에 도착할 예정이다. 각각 논개와 광주민주화운동의 무대인 진주와 광주 방문은 한국의 지인들이 추천해주었다.

20일 저녁 도쿄 시내에서 <한겨레>와 만난 데라시타는 “안중근은 결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안 의사가 한국의 독립과 동양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쏜 것이지, 개인적 원한으로 사살한 게 아니다”면서 “이토 히로부미를 침략의 원흉, 안중근을 의사로 부르는 한국인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가 보기엔 안중근은 “한국의 의사가 아니라 세계의 의사”이다. 안 의사가 옥중에서 쓴 동양평화론은 큰 시야로 시대를 포착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동아시아공동체론으로 이어졌다는 게 그의 평가이다. “안 의사의 뜻을 몸으로 실천해보고 싶다”는 게 이번 여행을 결심한 동기다.

안 의사와 인연은 2000년 이후 직장일로 한국 농업 관계자와 교류사업을 하면서 한국인들의 역사인식과 감정을 이해하면서 시작됐다. 한국도 13번이나 방문했다. 30권이 넘는 한국 역사와 일제의 식민통치 서적 등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안 의사의 매력에 눈을 떴다고 한다.

“안중근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알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한 그는 굉장히 냉철하고 배짱이 있는 사람이다. 일본의 표현과 감각으로 이야기하면 그는 사무라이다.”

38살 늦은 나이에 현재의 직장에 정규직으로 채용될 때까지, 20~30대엔 트럭운전사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면서도 반전반핵 시민운동에 열심히 동참했다. 호주가였던 안 의사가 독립할 때까지 금주하겠다고 선언하고 실천했던 것처럼, 술을 좋아하는 그도 이번 여행 기간 3개월간 단주를 결심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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