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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극소수 일본인 ‘개인적 추모’

등록 2009-10-25 19:14

지난달 6일 일본 미야기현 사찰 다이린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및 일본군 헌병 지바 도시치의 추모식 헌화대.  사진제공 데라시타 다케시
지난달 6일 일본 미야기현 사찰 다이린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및 일본군 헌병 지바 도시치의 추모식 헌화대. 사진제공 데라시타 다케시
다이린지 주지 사이토, 29년째 추모법회
안중근 의사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일본에서도 안 의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야기현의 사찰인 다이린지 주지인 사이토 다이겐(74)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매년 9월 첫번째 일요일에 안 의사 추모행사를 29년째 열고 있다. 또한 안 의사가 처형당한 3월26일이면 추모식에 참배하기 위해 29년째 한국을 찾고 있다.

사이토 주지는 2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안 의사 추모행사를 하는 이유로 “안 의사와 그의 조국에 참회하기 위해서”라고 말문을 열었다. “불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인간이 저지른 죄악, 즉 가해자 일본의 죄에 대한 깊은 반성을 표시하기 위해 추모법회를 하고 있다. 그것은 또한 일-한 역사인식을 널리 바로잡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다이린지에는 16년 전 중학교 1학년 여학생들이 여름방학 중 1주일간 사이토 주지와 함께 안 의사를 공부한 뒤 적어낸 공동 발표문이 전시돼 있다. “1909년 10월26일 일본의 조선침략에 항의해서 일본의 초대총리인 이토 히로부미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사살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는 “절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역사학습의 자료’로 삼고, 일본 각지의 학교나 시민단체에서 강연할 때 반드시 이들 학생들의 공동 발표문을 참고자료로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사이토 주지에게 안 의사의 존재를 알려준 이는 지바 도시치(1885~1934)란 일본인이다. 현재 다이린지 안 묘지에 묻혀 있는 지바는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의 간수를 맡았던 일본군 헌병이었다. 사이토 주지에 따르면, 지바는 “조국의 운명을 걱정하고 민족의 독립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높은 뜻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고매한 이념을 경모해” 안 의사에게 남몰래 친절을 베풀었다고 한다.

안 의사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처형 5분 전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란 유묵을 건넸다. 1921년 고향인 미야기현에 돌아온 그는 안 의사의 위패와 사진, 유묵을 불단에 모시고 하루도 빠짐없이 합장을 했다. 그의 사후에는 부인이, 부인의 사후에는 양녀였던 조카로 이어졌다. 사이토 주지는 “일본인 지바의 마음을 통해 안 의사의 인격과 동양평화에 대한 이념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9월 안 의사와 함께 지바부부에 대한 추모식을 병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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