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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세월품은 보물 빼곡…불황 모르는 헌책방 거리

등록 2009-10-28 20:22수정 2009-10-28 22:06

일본 도쿄의 진보초·간다 헌책방 지역에서 ‘간다 헌책 축제’ 50주년 행사가 열린 가운데 28일 오후 일본인들이 길거리 책꽂이에서 헌책을 고르고 있다.
일본 도쿄의 진보초·간다 헌책방 지역에서 ‘간다 헌책 축제’ 50주년 행사가 열린 가운데 28일 오후 일본인들이 길거리 책꽂이에서 헌책을 고르고 있다.
일본 진보초·간다 ‘헌책 축제’ 50돌 현장
169개 밀집 ‘세계 최대규모’…서점수 되레 늘어
1959년은 일본에서 텔레비전이 폭발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해였다. 또한 도쿄의 헌책들이 길거리에 나선 해이기도 하다.

당시 진보초와 간다 지역의 헌책방 주인들은 새로운 영상매체의 출현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처음으로 ‘간다 헌책 축제’를 열어 서점 안 서가의 책들을 밖으로 끄집어내 좌판을 벌였다.

그로부터 50년, 출판대국 일본에서도 인터넷 매체의 맹위로 책과 서점의 위기가 거론된다. 그러나 이곳 헌책방 거리만은 반세기 동안 중단없이 책들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

28일 오후 간다 헌책축제(27일~11월3일) 5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길거리 책꽂이 행렬이 펼쳐진 진보초의 고서점 앞. 가을햇살 속에 속살을 드러낸 100만권의 헌책 더미속에서 점심시간도 잊은 듯 ‘보물찾기’에 여념이 없는 50~60대 중장년층들이 눈에 띄었다.

자신의 관심분야인 라쿠고(일본의 전통 만담) 관련 헌책 6권을 손에 쥔 스기모토 스스무(67)는 “한달에 8권쯤 책을 읽는데 일주일에 한번은 이곳을 찾는다. 내가 찾는 책 뿐아니라 어떤 책이 있는지 보는 즐거움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간다헌책 축제의 홍보담당 사토 류는 “이 지역 헌책방들은 불황을 모른다”면서 “이번 축제에도 지난해와 같이 50만명 가량이 다녀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곳은 문학, 역사, 자연과학, 미술, 철학 등 에도 시대 이래의 각종 전문 고서적과 헌책을 싸게 팔아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메이지 정부 출범 이후 근처에 문을 연 전문학교 등에 맞춰 형성되기 시작한 이곳은 현재 169개의 헌책방이 밀집해 있다. 세계 최대 규모다. 이곳 책방 주인들은 전문가 뺨치는 지식으로 무장된 경우가 많아 인터넷 서점에는 없는 서적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10년간 일본 전국의 서점이 6천곳이나 없어졌지만 이곳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년간 출간서적수(7만6천권)가 30년 전에 견줘 3배 가까이 늘어났으나 판매부수는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곳 서점 주인들은 불황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헌책시세를 사전 조사하고 온 ‘똑똑한 손님’들을 상대로 책값을 흥정해야 하는 게 더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한 책방주인은 “인터넷 서점의 활성화로 이곳 헌책 값이 점점 내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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