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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천황은 오키나와 비극의 씨앗”

등록 2009-11-12 19:08

다카시마 노부요시(66) 명예교수
다카시마 노부요시(66) 명예교수
오키나와 미군주둔 반대하는 다카시마 류큐대 명예교수
12일은 아키히토 일왕이 ‘즉위의 예’라는 대관식을 치르며 정식 왕위를 계승한 지 20년을 맞이한 날이었다.

일본정부는 이날 왕궁 앞에서 대규모 축하행사를 치렀다. 자민당 의원 등 일부 보수세력은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법률을 제출했다가 국회 폐회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학자인 오키나와 류큐대학의 다카시마 노부요시(66·사진) 명예교수는 일본안의 이런 성대한 축하분위기에 문제를 제기한다. “오키나와에 미군기지가 집중된 것은 현 아키히토 천황의 아버지인 쇼와(히로히토의 연호) 천황이 화근을 남긴 탓”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 만나자마자 지난해 7월 출간된 도요시타 나라히코 교수(간사이 대학원)의 저작 <쇼와천황과 맥아더 회담>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히로히토 일왕 통역의 기록과 측근의 일기, 미국 공문서 기록을 바탕으로 일왕과 미군 기지문제의 관련성을 처음으로 규명해 화제를 모은 책이다.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이후 요시다 총리와 외무성은 일본 안의 미군기지 사용 장소를 제한하고 5년 기한의 대등한 조약을 맺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쇼와 천황이 황궁으로 요시다 총리를 불러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미국기지 사용을 제한하면 미군이 제대로 한국전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미군이 전쟁에 지면 일본에도 공산주의화가 확산돼 천황제가 없어지고 만다는 게 히로히토의 우려였다. 결국 요시다 총리는 왕의 뜻에 따라 미군기지 제공을 담은 미-일 안보조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9월 책을 읽고 깜짝 놀라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다. 또한 지난달 31일 도요시타 교수의 도쿄 강연을 주선하기도 했다. 그는 1992년 고교교사 시절 일본 문부당국이 자신이 집필한 고교 역사교과서의 현대사 부분 4곳을 삭제한 데 항의해 일본정부를 상대로 10년 넘게 ‘교과서 재판투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8일 오키나와 기노완에서 열린 후텐마기지 현내 이전 반대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기지문제와 오키나와의 고난의 역사에 대해서도 발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미군의 총검을 상대로 오키나와민들의 치열한 싸움이 1972년 5월15일 오키나와 본토반환의 결과를 낳았다”면서 “하토야마 총리가 자신이 내건 대등한 대미자세를 관철한다면 후텐마 기지의 현내 이전을 고집하는 미국도 결국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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