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붕어빵인 ‘다이야키’(도미빵)
도미빵 간식거리 인기…체인점 줄잇고 종류 다양해져
일본식 붕어빵인 ‘다이야키’(도미빵·사진)가 불황을 타고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다이야키 탄생 100돌을 맞이하는 일본에선 최근 전문 체인점이 잇따라 생겨나고 종류도 입맛에 맞게 다양해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시대에 다이야키가 서민의 간식거리로 재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거리인 도쿄 시부야에서는 ‘더 다이야키’라는 가게가 지난 3일 문을 열어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과 귀갓길 회사원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점포 면적은 9.9㎡(3평)밖에 안 되지만 하루 평균 1000명이 찾는다고 한다. 이 가게는 전통적인 ‘팥소’를 넣은 메뉴뿐 아니라, 토마토와 치즈, 사과를 넣은 것 등 여섯 가지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 개에 150~220엔으로 일본 물가에 비춰보면 비교적 싼 가격으로 허기를 채울 수 있다. 이 가게를 경영하는 ‘핫라인’(군마현)은 지난해 9월 1호점을 연 이후 지금까지 3개 점포를 개설했다.
후쿠오카현이 발상지인 ‘시로이 다이야키’도 인기다. 노릇노릇한 다이야키에 비해 하얗게 구운 이 빵은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특징이다. 후쿠오카현에 본사를 둔 ‘노나가야’는 지난해 9월부터 가맹점을 모집해 현재 전국 195곳에 문을 열었다. 회사 쪽은 “문방구 판매, 자동차 판매 등에 종사했던 다른 업종 전직자가 많다”며 “초기 투자금이 비교적 적고 점포면적도 3~4평으로 충분한데다 연수만 제대로 받으면 2~3일 만에 쉽게 굽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1909년 개업해 다이야키의 발상지로 알려진 ‘나니와야 총본점’의 가맹점은 500개가 넘는다. 나니와야의 3대째 주인인 고베 슈이치(81)는 “밀가루, 팥, 설탕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다이야키는 지금까지도 경기가 나빠지면 잘 팔렸다”며 “1923년 간토(관동)대지진, 2차 세계대전 뒤, 1970년대 석유파동 같은 불황 때 붐이 일었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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