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5일 방침 결정…미-일 관계 분수령 될듯
미-일 동맹관계를 뒤흔드는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키나와현 미국 해병대 후텐마 비행장 이전문제가 이번주 최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관계 각료들과 협의해 조만간 정부의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2006년 미-일 정부 합의안(오키나와현 나고시 캠프슈와브로 이전) 이행을 전제로 18일까지 결론을 낼 것을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미-일 합의안 연내 이행보다는 기지에 반대하는 오키나와의 여론을 중시하는 자세를 보인 데다, 연립정부 파트너인 사민·국민신당 쪽도 미국 요구에 반발하고 있어 미-일 합의안 이행을 정부방침으로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는 새로운 유력한 안도 당장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구체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토야마 총리는 14일 오후 오카다 가쓰야 외상과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 등과 정부방침을 협의한 데 이어 15일 사민·국민신당 당수가 참가하는 ‘기본정책 각료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15일 중 일본 정부의 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총리가 후텐마 이전지의 대안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서둘러 일본 정부 방침을 공표하기로 한 데는 더 이상 우물쭈물하다가는 정권운영이 위태롭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하토야마 총리는 미국의 현행안 이행 요구와 일본 보수언론의 미일동맹 중시 압박에 밀려 종종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우왕좌왕하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하토야마 내각의 지지율이 59%까지 떨어진 것도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는 의견이 크게 작용했다. 현재의 이전안에 찬성하는 일본 국민 여론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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