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는 2월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여자축구 선수권대회에 북한 여자축구팀이 출전할 수 있도록 일본 입국을 허용한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일본이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이유로 2006년 10월 북한 관계자의 입국 금지 등 제재조처를 취한 이후 북한 국적의 스포츠 선수단을 받아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처는 입국을 불허할 경우 국제축구연맹의 제재 등을 우려한 일본축구협회의 입국 허용 건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여자축구 선수단의 입국은 전 정권(아소 다로 내각)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스포츠라는 점도 고려했다. 엄정한 입국심사와 관리제도에 따라 입국시키겠다”며 이번 입국 허용은 예외조처임을 강조했다.
히라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북한 여자축구단 입국을 강력히 반대해 왔던 나카이 히로시 납치담당상과 협의를 거쳐 일본 정부의 최종 입장을 정했다. 나카이 납치담당상은 협의 뒤 “지난해 7월 아소 정권에서 입국 허가를 사인했다. 특별한 조처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 간부도 <한겨레>에 “일본 정부가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주도적으로 취한 조처라기보다는 국제축구연맹의 제재를 우려해 마지못해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입국 허용이 2008년 8월 북-일 간 납치재조사 및 제재 일부 해제 합의 직후 후쿠다 야스오 당시 총리의 돌연한 사임으로 중단됐던 북-일 대화 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