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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작가 시라이시 부자 ‘나오키상 대물림’

등록 2010-01-15 20:49

소설가 시라이시 가즈후미(51)
소설가 시라이시 가즈후미(51)
75년 역사상 처음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에서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 수상자가 탄생했다. 14일 제142회 아쿠타카와·나오키상 수상자로 발표된 소설가 시라이시 가즈후미(51·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경찰추리소설로 유명한 사사키 조(59)와 공동수상한 시라이시는 수상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오키상은 매우 싫어하는 상이다. 우리집은 쭉 (이 상 때문에) 눈물을 흘렀기 때문”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해양소설로 유명한 아버지 시라이시 이치로(고인)가 나오키상 후보에 7번이나 오르다 8번째에 겨우 수상하는 쓰라린 경험을 어릴 때부터 지켜봤다는 그는 “상만 받으면 이제 먹고사는 문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아버지는 낙선할 때마다 좁은 아파트에 몰려든 기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어린 마음에 그는 “왜 아버지가 사과를 한단말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두번만에 수상한 그는 “(부자를 합쳐) 우리집은 모두 10번째 후보에 올랐다”면서 “상에 화를 입은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안녕을 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 1학년(와세다대 정치경제학) 때 아버지의 소설을 비평하자 “그럼 네가 써봐라”며 역정을 들은 게 그가 소설을 쓴 동기다. 아버지가 준 만년필로 쓴 소설을 보여주자 “(이런 정도 쓸 수 있다면) 이제 취직하지 않아도 된다”고 격려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소설가 데뷔는 늦었다. <주간문춘> <문예춘추>의 편집자를 맡아서 작가들을 뒷바라지하다가 10년 전인 41살 때 문단에 나왔다. 그동안 인생은 어떻게 살고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묻는 소설을 많이 썼다. 이번 수상작 <바로 사람에게> 등은 사람을 사랑하는 의미를 묻는 연애소설이다.

한편, 나오키상보다 좀더 순수문학을 대상으로 하는 아쿠타카와상은 1999년 121회 이후 11년만에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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