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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더 꼬여가는 미-일 ‘후텐마 갈등’

등록 2010-01-25 20:05수정 2010-01-25 20:05

나고시장 ‘미군기지 이전반대 후보’ 당선 파장




하토야마 “민의 받들겠다”
오키나와밖 이전 가능성 커져
미 정부는 공식언급 안해

“두 동맹국 사이에 긴장을 드높이고 있다.”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나고시 시장 선거에서 미군 후텐마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의 슈와브 기지로 옮기는데 반대하는 후보가 당선하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렇게 논평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양국관계에 큰 충격을 줄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인구 6만에 불과한 소도시 시장 선거 결과가 미일관계를 더욱 풀기 어려운 국면으로 이끌고 있다. 1996년 양국이 맺은 기지 이전 합의를 그대로 이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사민당, 공산당, 국민신당이 함께 추천한 무소속의 이나미네 스스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기지 이전 반대’를 정면에 내세웠다. 그 결과 52%의 지지를 얻어 시마부쿠로 요시카즈 현 시장을 눌렀다. 1996년 이후 그동안 치러진 세 차례의 시장 선거에서는 모두 기지 이전을 ‘용인’하는 후보가 당선됐다. <아사히신문>은 “나고시민이 (대규모 경제적 지원이란 당근보다) 소음이나 미군 관련 사건사고의 고통을 피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나고시장은 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해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다. 하지만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8월 총선을 앞두고 기지 이전지를 재검토할 뜻을 밝힌 하토야마 총리는 결정을 서두르라는 안팎의 요구에 대해 “나고시장 선거 결과를 보자”고 말해왔다.

하토야마 총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민의는 민의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고시로 이전하는 것을 그만둘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딱부러진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정부가 5월까지 책임지고 결론을 내겠다”고만 답했다.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은 “이번 선거 결과로 나고시가 (기지 이전 후보지에서) 삭제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제로베이스에서 최적지를 찾겠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정부와 여당이 나고시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보고 새로운 이전 지역 선정 작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오키나와현 밖으로 기지 이전을 주장해온 사민당은 목소리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동의하는 새 이전지를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 선거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행정부의 일본통들은 비공식적으로 “기지 이전 문제를 결정할 법적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다”고 강조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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